사고상해 케이스에서 피해자가 승소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causation’(인과관계)이다.
Causation이란 사고의 원인(cause)과 피해 결과(damage)의 관계를 의미한다.
Causation은 법률적으로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단순하고 흔한 causation은 ‘causation in fact’(사실 인과관계)이다. 이는 가해자의 과실이나 행위가 피해자의 부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또 다른 causation은 ‘proximate cause’(법적 인과관계)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행위가 자신의 부상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된다.
예를 들어보자.
수영장을 찾은 A는 한 시간 동안 수영을 하다가 수심이 얕은 지역에서 다이빙을 하다 다쳤다. 그는 수영장측이 수심이 얕은 부분에 안내판을 부착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는 ‘수심 자체가 부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어도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다. 따라서 수영장측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지 말라는 경고판을 부착했어야 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아 내가 부상을 입게 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
참고로 위의 예에서 A는 사고가 나기 전 한 시간 동안 수영을 하고 있었으므로 수영장의 상태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법원은 수영장 측의 과실보다는 A의 부주의가 사고의 원인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A가 바로 다이빙부터 했다면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
또 하나의 causation은 superseding cause(추월적 원인)다. 이 인과관계는 대부분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되는 원칙으로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상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가해자가 예측(foreseeable)할 수 없었던 일이 발생했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슈퍼마켓 직원이 바닥 걸레질을 한 뒤 ‘미끄러우니 조심’이라는 안내판을 게시했다. 5분 뒤 어떤 사람이 이 안내판을 훔쳐 달아났고 또 5분 뒤 안내판이 없는 곳에서 쇼핑을 하던 손님이 미끄러져 슈퍼마켓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경우, 슈퍼마켓 측은 ‘누군가가 안내판을 훔친다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