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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불교매체에 실린 ‘부처 그리고 불교’

2021-02-11 (목) 정리-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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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불교매체에 실린 ‘부처 그리고 불교’

미국의 대표적 명상센터 중 하나인 북가주 소재 스피릿 락(Spirit Rock) 홈페이지

미국의 불교인은 늘어나는데도, 더구나 대한불교조계종이 한국불교 세계화를 표방하며 10년 전 종단사상 최초로 미동부해외특별교구를 설립한 데 이어 현재 미중서부특별교구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인데도, 미국내 한인사찰은 왜 줄어들까(본보 2021년 1월28일자 참조). 현대인의 탈종교화 현상으로 보자면 미국의 불교인 증가를 설명할 길이 막막해지고, 언어장벽 때문으로 보자면 영어에 능통하면서도 별 성과를 못낸 스님들과 짧은 영어에도 군계일학 성과를 낸 숭산 스님의 차이를 설명할 길이 흐릿해진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미국인들의 불교인식 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자성이다. 물론 미국인들의 불교인식이라고 해서 우리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건 없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불교전문매체 라이언스 로어(Lion’s Roar)가 지난해 여름 게재한 “부처는 누구였나(Who was the Buddha)?” 제하의 긴 기고문을 보면 ‘같은 듯 다른 점’이 살짝 엿보인다. 선불교수행자이자 불교기고가인 바버라 오브라이언 씨가 쓴 글이다. 1988년 일본계 선불교에 입문한 그는 영국의 가디언지, 미국의 또다른 불교전문매체 트라이시클지에 글을 써왔다. 다음은 간추린 내용이다.

◇부처는 누구인가?


부처는 이름이 아니라 칭호다. ‘깨어있는 사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다. 간단히 말해, 불교는 우리 모두가 잘못된 인식과 ‘불순물’(증오, 탐욕, 무지)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의 안개 속에서 살고 있다고 가르친다. 부처는 그 안개에서 해방된 사람이다. 부처가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고 천국이 아니라 열반적정에 든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적 부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전해지는 이야기는 기원전 567년경 네팔 룸비니에서 싯다르타 고타마의 탄생으로 시작된다. 그는 왕의 아들로 풍요 속에 자랐고 결혼해 아들을 뒀다. 그의 삶은 궁궐 밖에서 병자, 노인, 시체, 그리고 거룩한 구도자를 본 뒤 바뀌었다. 세속적 삶을 포기하고 영적 탐구에 나선 그는 육체를 벌하는 것이 마음을 고양시키는 길이요 지혜의 문은 죽음의 가장자리에서 발견된다는 믿음 아래 6년간 극단적 고행을 했으나... 마침내 그는 평화로 가는 길은 정신적 훈련을 통해야 함을 인식하고 보리수 아래서 명상에 잠겨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그는 여생을 사람들에게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보내고 기원전 483년경 거했다.

이 이야기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확실히 알 방법이 없다. 많은 역사가들은 기원전 4~6세기 사이에 ‘역사적 부처’가 있었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가장 오래된 경전에 기록된 설법과 초기 수도원 규칙 중 일부는 그의 말이거나 그의 말에 가까운 것으로 믿어진다.

◇불교도들은 부처를 숭배하나?

부처는 신이 아니다. 불교예술의 많은 상징적 인물상들도 신 같은 존재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석가모니 부처 자신도 무엇이든 숭배하는 것보다 책임감있고 윤리적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부처가 가르친 것은?


부처는 또 다른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인식한 것은 평범한 경험과 너무 달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가르치는 대신 스스로 깨닫도록 가르쳤다. 불교의 기본 가르침은 네가지 성스러운 진실(사성제)다. 첫째, 인생은 둑카(dukkha/苦)다. 이는 고통으로 번역되지만 스트레스나 불만족을 뜻하기도 한다... 넷째, 둑카를 소멸하는 행으로서 여덟가지 실천행(팔정도)이 제시된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은 현실과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또 모든 존재의 근본적인 본질인 부처를 인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누구는 갖고 누구는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이미 있는데, 우리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불교적 바이블이 있는가?

많은 아름다운 경전들이 있다. 그러나 제 종파나 교단이 모두 같은 경전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더욱이 불경은 의문의 여지없이 받드는 신의 계시로 간주되지 않는다. 부처는 스스로 참구하라고 가르쳤다. 경전은 우리를 지도하기 위한 것이지 세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불교는 당신이 믿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하는 것이다.

<정리-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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