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백병원 이영 교수팀, 동물 실험으로 확인
‘당뇨발(당뇨족)’은 정확한 질환 명칭은 ‘당 뇨병성 족부 변성’이다. 당뇨병에 의해 발이 괴 사되는 질환이다. 발의 피부가 헐면서 궤양이 생긴다. 당뇨병 환자의 15~25%가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겪는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순환장애와 혈관 속 높 은 당 수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이 무딜 뿐 아니라 작은 상처도 빨리 낫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발 치료 후에도 30%는 재발하고, 1~3%가 량 다리를 절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당뇨발로 진료받은 사람은 1만5,287 명으로 2015년(1만3,944명)보다 10%가량 증 가했다. 의료비 지출도 2011년 3,400억원에서 2016년 5,5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 당뇨발 환자는 일교차가 심해질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의 온도 변화가 심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 지 못해 상처가 잘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영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시행한 쥐 실험 결과다.
이영 교수팀은 당뇨발이 있는 실험용 쥐 18 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일교차를 4도(21±2도)로 유지한 그룹과 일교차를 10도 (21±5도)로 유지한 그룹을 18일간 관찰했다.
그 결과 일교차가 큰 그룹이 일교차가 작은 그룹보다 상처 회복 속도가 느렸다. 궤양 발생 후 3일과 6일 차 상처 크기를 분석한 결과, 일 교차가 큰 그룹이 5~10%포인트가량 상처 회 복 속도가 느렸다. 9~18일은 회복 속도가 비슷 하게 진행됐다.
상처 회복 후 동일 면적당 신생 혈관을 분 석한 결과, 일교차가 작은 그룹이 평균 5.1개가 생성된 반면 일교차가 큰 그룹이 4.1개로 작게 생성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급격한 체온 변화는 말초 혈액 순 환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초기 염증 단계에서 상처 회복 속도를 떨어뜨리고, 신생 혈관을 생 성하는 물질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 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도 처 음으로, 일교차와 당뇨발 환자의 창상 악화에 대한 인과성을 밝힌 보고”라며 “상처 치유에 온도 변화가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심·뇌혈관 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발 환자도 겨울철 실내·외 온도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 교수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예방을 위 해서는 굳은살이나 티눈, 발에 상처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조기에 의 료진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는 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 고, 땀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의 양말을 신고 발에 너무 꽉 끼거나, 높은 굽, 딱딱한 밑창 신 발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발이 너무 습하면 세균 번식이 쉽고, 너무 건조하면 갈라져 상처 가 생길 수 있음으로 적당한 습도 조절도 중요 하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족부족관절학회지(Journal of Korean Foot and Ankle Society) 최근호 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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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