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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소변으로 보는 우리몸의 건강 신호

2020-12-22 (화)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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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소변으로 보는 우리몸의 건강 신호

김영진 전문의

우리가 매일같이 보는 소변은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상 우리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 중 하나이다. 소변이 나오는 과정은 우리 몸의 물질대사로 체내에 생긴 노폐물이 신장에 모여 걸러지고 방광에 저장되어있다가 일정량이 차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되는 일련의 프로세스이다.

성인 남자의 하루의 소변량은 보통 1∼2ℓ이다.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고 어떤 활동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우리 건강상태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소변의 성분과 양 색깔 등이 매일 달라지게 된다. 꼭 특별한 질환이 아니더라도 생활하면서 우리 몸에 어딘가 기능이 떨어지거나 극심한 피로, 영양상태의 불균형 등 건강상태의 크고 작은 변화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본 칼럼에서는 소변의 색깔과 냄새만으로 우리 몸의 이상을 어느 정도 구분할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소변 색깔은 보통 옅은 맥주색과 같이 약간의 누런색을 띄는데 정상 소변 외에 평소와 다른 색깔이 보인다면 주시해야 한다. 먼저 갈색이나 짙은 황색의 소변인 경우 우리 몸에 탈수나 어딘가에 출혈이 발생하고 있을 수 있다. 마라톤이나 장시간 운동이나 노동으로 근육세포가 파괴된 경우에도 갈색의 진한 소변을 볼 수 있다.


만약 붉은 빛의 소변을 봤다면 혹시 비트나 붉은 당근, 루바브(rhubarb;대황), 블랙베리 등 붉은 색소를 가진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경우를 의심해볼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혈뇨일 가능성이 있다. 혈뇨의 원인은 방광염, 신장질환, 신장결석, 전립선질환이니 암 등이 있다. 특히 새빨간 혈뇨는 급성방광염에서 올 수 있고 방광암이나 신장암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주치의를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샛노란 색 또는 짙은 오렌지색이 보인다면 비타민 B 복합제를 섭취했을 수 있지만 간염 등으로 황달이 심해지면 소변의 색도 샛노란색이 나타난다. 그리고 간혹 푸른색 또는 초록빛의 소변을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인 프로메타진(promethazine)을 복용했는지 아니면 푸드컬러링이나 착색제를 지나치게 섭취했는지 확인해보도록 한다.

한편, 소변에 비정상적으로 거품이 섞여 보인다면 단백뇨를 의심해 볼수 있다. 정상의 경우에도 거품뇨가 나타날 수 있는데 소변에 간혹 산소가 과다하게 섞여 나오거나 소변양 배출속도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신 질환으로 인한 발열 또는 격렬한 운동 후에도 거품뇨가 나타날 수 있으니 어쩌다 한번 거품이 보이는 것은 괜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품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그 양이 많다면 이는 신장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거품뇨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소변검사로 확인을 해야 한다. 신장질환 외에도 요로감염이 있을 경우에도 거품뇨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보다 소변량이 줄고 냄새가 평소보다 심하다면 탈수나 방광염을 의심해 볼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출혈, 감염 등으로 인해 피를 충분히 콩팥으로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총 소변량이 줄어들게 된다. 소변량이 줄어드는 것은 신장에 무리가 되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병을 가까이 두고 수시로 물을 마시도록 한다. 정상적인 소변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지만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탈수에 의해 농도가 짙어졌을 수 있다. 단내가 나는 소변은 당뇨병의 증상이기도 하고 퀴퀴한 냄새는 간질환이나 대사장애일 수 있다. 평소랑 달리 고약한 지린내가 난다면 몇가지 성병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만약 아스파라거스를 많이 먹었다면 소변에서 유황냄새가 날 수 있다.

소변이 알려주는 우리 몸의 건강 신호 중 앞서 언급한 몇가지 경우에는 즉시 주치의를 방문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평소와 다른 콜라색과 같은 짙은 소변은 급성신장염이 생겨 적혈구가 과다하게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발생하기도 하고 또한 새빨간 혈뇨 역시 발견 즉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붉은 소변은 대부분 방광염과 신장결석이 그 이유지만 급성방광염이나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에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말고 늦기 전에 정확한 진단 후 필요한 치료를 하여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시길 바란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에서 근무

<김영진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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