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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갑자기 쿵쾅쿵쾅?…바이든도 앓고 있는 부정맥

2020-12-08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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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가지 유형 부정맥, 돌연사 90%…‘심실성 빈맥’은 돌연사 가장 큰 원인

가슴이 갑자기 쿵쾅쿵쾅?…바이든도 앓고 있는 부정맥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쿵쾅쿵쾅’하는 것 같아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탕탕’ 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가슴 속에서 심장이 한 번 혹은 연달아 가볍게 덜컹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요.”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거나(빈맥) 늦어지거나(서맥) 불규칙해지는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조 바이든(78)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앓고 있는 부정맥은 돌연사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 부정맥 때문에 발생하는 뇌졸중도 30%나 된다. 특히 부정맥의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心房細動)은 뇌졸중ㆍ심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심방세동, 전 인구 2%에서 발병


정상 심장 박동은 ‘심방 수축→심실 수축’ 순서로 반복된다. 분당 60~100회 뛰는 것이 정상이다. 운동하거나 흥분할 때 심장이 더 많이 뛰고, 안정하거나 잠잘 때에는 느려진다.

그런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우선, ‘조기 심장 박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쿵’하거나 심장이 건너뛰는 느낌을 준다. 성인의 80% 이상이 이를 겪는다. 황교승 대한부정맥학회 홍보이사(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조기 심장 박동은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지만 증상이 생기면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불안감이 생겨 병원을 찾게 된다”고 했다.

둘째, 심장이 ‘쿵’하면서 갑자기 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발작성 빈맥(頻脈)’은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지속된다. 증상이 심하면 어지러움ㆍ흉통ㆍ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목숨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

셋째, 심장이 갑자기 불규칙하게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은 뇌졸중ㆍ심부전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뇌졸중이나 심부전으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급증하면서 전 인구의 2% 정도(100만명)에서 나타나지만 병을 몰라 치료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넷째,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徐脈)’은 어지럼증ㆍ피곤함ㆍ실신 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서맥도 증상이 심각해지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다섯째, ‘심실성 빈맥’은 부정맥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다. 심폐소생술(CPR)을 5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부정맥은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심장의 정상적인 리듬이 깨지는 다양한 유형을 통칭한 질환”이라고 했다.

부정맥은 기본적으로 심전도 검사로 진단한다. 하지만 부정맥은 갑자기 생기고 사라질 때가 많아 10초 정도 진행되는 심전도 검사로는 진단이 쉽지 않다. 이때 환자 몸에 심전도기를 부착해 24시간 동안 측정해 부정맥 여부를 확인하는 ‘홀터 심전도 검사’가 활용된다.


오 이사장은 하지만 “심방세동 등 부정맥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아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65세가 넘었다면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심전도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는 등 대책 마련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정맥으로 진단되면 약물로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심방세동의 경우 심방세동을 제거하고 심장 리듬을 정상화하는 방법과 심방세동을 놔둔 채 경구용 항응고제(와파린ㆍNOAC)를 투여해 혈전을 예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노태호 바오로내과의원 원장(전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심방세동을 포함한 빈맥과 불규칙한 부정맥 등은 약물로 우선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약물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없으면 전극도자절제술 등 중재적 시술을 시행한다”고 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장 부위에 전극도자를 놓고 70~100도의 열을 가해 태우는 시술이다. 최근 시간과 방사선 조사량을 줄인 ‘냉동풍선절제술’이 나와 시술 성공률이 높아졌다. 냉동풍선절제술은 심방에 작은 풍선을 밀어 넣은 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이상 부위를 찾아 영하 75도로 얼려 한 번에 없애는 시술이다.

빈맥 가운데 돌연사(심정지)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삽입형 심장충격기’를 가슴에 넣는다. 심장충격기는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악성 부정맥이 생기면 기계 스스로 부정맥을 감별해 심장에 전기 충격을 줘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맥박이 아주 느린 서맥이라면 인공적으로 심장박동을 일으키는 ‘영구 심박동기(Pacemaker)’를 가슴에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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