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비만,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로 고혈압 동시 치료
2020-12-01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외과 교수는“내과적 치료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라면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지난해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수술 건수가 크게 늘었다.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려면 체질량지수(BMIㆍ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5 이상 혹은 30 이상이면서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위식도역류증ㆍ다낭성난소 질환ㆍ지방간ㆍ천식ㆍ수면무호흡증ㆍ관절 질환 등 비만 합병증이 있을 때다. 이에 부합하면 고도 비만과 비만합병증 치료를 위해 우선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비만대사수술 전문가’인 안수민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비만대사외과 교수를 만났다. 지난 4월부터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안 교수는 “고도 비만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증가하는데 식이조절, 약물치료, 행동 및 생활습관 교정, 심리치료 등 내과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기에,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비만 합병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사협회(AMA)는 ‘비만은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만일수록 사망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을 6단계로 구분한다. △BMI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24.9는 비만전단계(과체중) △25~29.9는 1단계 비만 △30~34.9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고도 비만)이다. 이 가운데 고도 비만 환자는 체중 감량을 위해 여러 가지 치료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대하는 만큼 치료 효과를 거두기 힘들고 효과가 지속적이지도 않다. 그런데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고혈압ㆍ심혈관 질환ㆍ폐쇄성 수면무호흡증ㆍ위식도역류증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비만대사수술은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시행된다. 대표적인 수술법으로는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을 꼽을 수 있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의 맨 윗부분을 작은 주머니처럼 성형해 소장과 연결해 적게 먹고 덜 흡수하게 만드는 수술법이다.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해부학적 구조 변화에 따른 위장관 호르몬, 장내 세균총, 영양분 감지 신경계 등 내분비ㆍ생리적인 변화로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동반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와이위우회술은 위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음식량도 줄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장으로 가기 때문에 체중 감소는 물론 당뇨병ㆍ고혈압ㆍ수면무호흡증 등을 치료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는 안전한 수술법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장을 길이 방향으로 잘라낸 뒤 바나나 모양으로 성형해 덜 먹게 하는 수술법이다. 즉, 위에서 잘 늘어나는 부분인 위저부(위의 상부)를 제거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수술이다. 위 크기가 작아져 자연히 소식하게 되고 소장을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 영양소 결핍 같은 문제가 생길 위험도 적다. 위소매절제술은 루와이위우회술보다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적을 수 있지만,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음식물 통과 경로가 그대로 보존되므로 영양 불균형이 덜 발생하며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의 장점이라면.
비만대사 질환 치료는 내ㆍ외과 전문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비만대사 수술 인증의를 중심으로 비만대사 질환 전문가인 가정의학과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과의 전문 교수진이 수술 전 환자 상태 평가 단계부터 수술법과 수술 시기 결정, 수술 후 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한다. 특히 의료진은 ‘환자의 일차적 치료 목적에 부합하는가(Right patient), 가장 적합한 수술 방식은(Right procedure), 가장 적절한 수술 시기는(Right timing)’ 등 ‘3R’개념을 철저히 적용해 안전한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고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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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