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이유없이 입안 따끔거리면? ‘구강작열감증후군’ 의심해야

2020-11-24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크게 작게

▶ 50세 이상 여성 10~20%가 겪는 질환

입안에 상처가 없고 별다른 이유도 없는 데도 구강 점막이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 불편해질 때가 있다.

이유를 알지 못하다 보니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통과 함께 불안한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이럴 때에는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을 의심해볼 수 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이란 하루 종일 입안이 화끈거리거나 얼얼하고, 따끔거리는 등 불편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은 주로 혀, 입천장 앞쪽, 입술 점막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입안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입안이 건조해지거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나 남성에게서는 드물지만, 50세 이상 여성은 10명 가운데 1~2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고령화로 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원인 요소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강점막 작열감은 편평태선, 진균 감염, 알레르기 같은 구강 점막 질환이나 당뇨병, 갑상선 질환, 빈혈 및 영양 결핍 등 전신 질환으로 발생할 수 있다.

구강 검진ㆍ혈액검사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때에는 이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이다. 하지만 검사를 시행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으면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은 구강 점막 감각을 느끼는 신경 자체 문제로 본다. 신경계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호르몬 변화, 수면장애, 신경계 질환, 타액 분비 저하 등이 있으며, 격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도 입안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혈당이 높거나 빈혈이 있으면 혈당 조절을 하거나 빈혈을 치료하면 입안 통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구강 점막 질환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항진균제나 스테로이드 가글을 사용하면 증상이 해소될 수 있다. 특별한 원인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신경계 변화와 관련이 있으므로 신경계를 조절하는 다양한 약물로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강작열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구강 점막에 과도한 자극이 가해지는 행위(증상이 있는 부위를 자꾸 문질러보거나 치아에 대보는 등)를 삼가고, 맵고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입안이 건조해지면 물을 자주 마시고 껌이나 사탕을 씹어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게 하는 것도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김문종 관악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이 구강암으로 악화하는 것이 아니냐며 질문하는 환자가 적지 않은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다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일차성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면 증상 발생에 관여하는 요인이나 메커니즘이 환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치과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