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11월에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앞두고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던 타이거 우즈와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우승 경쟁에서 사실상 나란히 탈락했다.
우즈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5언더파 211타를 치고 공동 20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의 16언더파 200타와는 11타 차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던 우즈는 올해 2연패에 도전했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4언더파를 치며 선두와 3타 차 공동 5위에 올랐을 때만 하더라도 2년 연속 우승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가 1라운드부터 기상 악화 탓에 3시간 정도 지연되며 진행에 차질이 생긴 것이 우즈에게는 악재가 됐다.
원래 4월에 열리던 마스터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1월로 미뤄지면서 일조 시간도 짧아진 탓에 우즈는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는 10개 홀만 치러야 했다.
그는 대회 사흘째 하루에 26개 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우즈는 14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야 했다"며 "하루 26홀은 허리 상태가 좋지 못한 우즈에게 부담스러운 일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26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인 우즈는 "어제 10개 홀만 돌아 괜찮았는데 오늘처럼 긴 하루에는 아무래도 통증이 조금 생긴다"며 "걷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허리를 굽히거나 돌려야 할 때가 조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디섐보는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비거리로만 400야드를 넘긴다는 보도가 나오며 '엄청난 장타로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를 유린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3라운드까지 3언더파 213타, 공동 29위에 머물러 역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2라운드까지 이븐파를 쳐 겨우 1타 차이로 컷 탈락을 모면했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평균 비거리 327.5야드로 전체 1위를 달리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 난조에 발목을 잡혔다.
그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이틀 전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고, 첫날은 어지럼증까지 느꼈다"며 "어제는 그래서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았다"고 호소했다.
디섐보는 "코로나19 검사는 음성이 나왔지만 복통에 어지럼증도 계속된다"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마스터스 대회 기간에 생긴 컨디션 난조에 아쉬움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