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운전자로부터 문의전화가 왔다.
“제가 운전을 하다가 사슴과 충돌해서 자동차도 크게 훼손되고 제 몸도 다쳤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가을은 사슴들이 교배(mating)하는 시즌이라 도로에 출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뉴욕주 경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뉴욕에서 발생한 사슴 충돌 사고는 617건으로 이 중 318건이 11월에 발생했다.
그렇다면 사슴을 비롯한 야생동물과 충돌해 자동차가 망가지고 몸이 다쳤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일단 지난주 칼럼에서 설명한 MV-104이라는 서류를 작성해야 된다. MV-104는 1,000달러 이상의 차량 파손 피해, 또는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작성해야 되는 서류이다.

일단 자동차 수리부터 알아보자.
내 보험이 comprehensive coverage라면 내 보험으로 자동차를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측 차량만 커버해 주는 liability only 라면 차의 훼손 규모에 따라 폐차를 시키든지, 아니면 내 주머니에서 돈을 내 고칠 수밖에 없다.

사슴이나 야생동물과의 충돌사고로 몸이 다친 운전자나 승객은 타고 있던 자동차의 노폴트 보험으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운전자의 경우 치료만 받을 수 있지, 그 누구를 상대로 클레임이나 소송을 걸 수 없다.

승객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운전하던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그 차가 사슴과 충돌하는 바람에 승객이 다쳤다면 그 승객은 운전자를 상대로 클레임이나 소송을 걸 수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슴이 도로 안으로 뛰어 들어와 사고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라고 하겠지만 다친 승객 입장에서는 “만약 운전자가 저속으로 운전하고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가 크게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정지원/ 상해사고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