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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자주 ‘바짝바짝’ 마르는데…”

2020-11-1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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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강건조증, 65세 이상에서 40%가 겪어

아침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쌀쌀하다. 습도가 낮아지면 신체 부위도 마르기 쉽다. 이럴 때에면 침(타액) 분비가 줄면서 입안이 마르고 텁텁해지는 ‘구강건조증’이 생기기 쉽다. 65세 이상 고령에서 40%가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생각보다 몸에 많은 문제가 나타난다. 우선 미각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혀에는 미각을 느끼는 미뢰가 있는데 이는 충분한 습기가 있어야만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즉 구강건조증으로 습기가 사라지면 그만큼 맛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씹고 삼키는 기능은 입안에 침이 충분히 돌아야 원활히 이뤄진다. 또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혀의 움직임을 방해해 말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고 심하면 혀 표면이 갈라져 아프게 된다.


완전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 틀니가 입안에 붙어있을 수 있는 힘이 줄어 틀니가 잘 빠질 수 있다. 완전 틀니는 부분 틀니처럼 틀니를 유지하는 장치가 없어 타액에 의해 진공 상태로 부착되기 때문이다.

구강건조증은 또 다른 구강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침 속에는 향균 성분이 있어 치아 주변을 깨끗이 유지하게 만들고 입안 세균을 억제한다. 따라서 구강건조증이 지속되면 충치ㆍ잇몸 질환이 생기기 쉽고 입 냄새도 잘 난다.

박관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치아를 상실하거나 잇몸 질환이 있어 씹는 기능이 떨어져도 침 분비가 줄어 구강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한 “노년기에는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으면서 약물 복용이 늘어나는데 이 가운데 타액 분비를 줄이는 성분이 있어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강건조증이 심해지면 입안이 마르다 못해 타는 느낌이 든다(구강작열감증후군).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입안에 상처 등이 없는데도 입천장 안쪽과 혀, 입술이 아프거나 화끈거리는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통 구강건조증이 심해지면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악화된다고 알려져 입안 건조함이 심할 때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구강건조증은 자극을 통해 타액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공 타액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일단 타액 분비는 신맛과 씹는 행위에 의해 촉진된다. 따라서 당분이 들어가지 않은 껌을 씹고 식사할 때 새콤한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오래 껌을 씹으면 치아나 턱관절에 좋지 않다.

구강 건조를 완화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심장ㆍ콩팥ㆍ간 질환이 있으면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위험하므로 주치의와 상의한 뒤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치아ㆍ잇몸 문제는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씹는 기능 회복을 위해 적극 치료해야 한다. 침샘에 문제가 있어 침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타액선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인공 타액 사용도 고려해 볼만 한다. 인공 타액 한 모금을 입안에 5~10분 물고 있다 뱉으면 된다. 눈이 건조할 때 인공 눈물을 넣는 것처럼 입안이 건조할 때마다 수시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박관수 교수는 “입안이 건조할 때마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건조증이 악화될 수 있어 사용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런 증상 있다면 구강건조증 의심을]

- 평소 입이 마르고 텁텁하다.

- 혀에 백태가 자주 생긴다
- 입 냄새가 잘 난다.

- 혓바닥이 따끔하고 아프다.

-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때가 있다.

- 갑자기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안이 아프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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