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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이상 고열에 의식장애까지…‘열사병’ 조심하세요

2020-09-01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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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먹었다” 일사병과 구분해야… 응급처치 못하면 사망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나왔다.

몸은 36.4~37.2도의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과도한 열에 노출돼 열 조절 기능의 한계를 넘으면 건강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열사병은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될 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병이다.

열 관련 질환에는 열경련, 열부종, 열실신, 열탈진(열피로), 열사병 등이 있다. 근육통이 나타나는 ‘열경련’, 몸이 붓는 ‘열부종’, 갑자기 의식을 잃는 ‘열실신’,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열탈진(일사병)’은 대체로 서늘한 곳에서 쉬면 금세 회복된다.


하지만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노출된 뒤 심부(深部)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서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 질환으로 섬망ㆍ발작ㆍ혼수 증상이 나타나고 빈맥(맥박이 빠른 것), 저혈압, 과호흡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소 고혈압·당뇨병·뇌졸중·협심증·동맥경화 같은 심ㆍ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위 그 자체가 건강의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40도 이상 고열·의식장애 나타나면 ‘열사병’ 의심

열사병은 흔히 열탈진으로 부르는 일사병과 비교된다. 일사병은 뜨거운 햇볕에 오랜 시간 노출됐을 때 몸이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게 돼 생기는 질환이다. 체온이 37~40도로 상승하고 적절한 심장 박동을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중추신경계의 이상은 없는 상태로 서늘한 곳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일사병 원인은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돼 땀을 흘리는 것이다. 땀을 흘린 후 적절한 수분 보충이 이뤄지지 않거나 저농도 용액으로 수분 손실을 보충할 경우 혈액 용적이 감소해 나타난다.

반면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더운 환경에서 운동이나 작업을 시행하면서 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40도 이상 고열이나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열사병은 여러 장기를 손상할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열사병은 고령인, 알코올 중독자, 심ㆍ뇌혈관질환, 치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나 정신과 약물 또는 이뇨제를 복용하는 경우 흔하게 나타난다. 냉방이 잘 안 되는 주거환경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열사병 치료의 기본 원칙은 냉각 요법이다. 환자 체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것이 질병의 악화를 줄이고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

우선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환자가 입고 있는 옷을 벗기고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젖은 수건 등으로 환자의 몸을 감싸고 찬물을 그 위에 뿌려주는 것도 좋다. 의료기관에서는 얼음물에 환자를 담그거나 냉각팬, 냉각 담요 등을 사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폭염 피하고, 운동은 이른 아침ㆍ저녁 시간에

열사병은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원인이 되는 폭염을 피하는 것이다. 폭염이 심한 한낮(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는 외출을 삼간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한다면 가볍고 헐거우며 바람이 잘 통하는 밝은 소재의 옷을 입는다.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마신다. 신발은 땀을 잘 배출하는 샌들을 신는다.

서 교수는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진다면 야외 활동 시 열지수나 기상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주변에 서늘한 휴식 장소가 있는지 확인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며 “운동은 아침 일찍이나 저녁에 하는 것이 좋고 운동 전과 운동 중에 자주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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