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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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염·대상포진, 수분 섭취가 보약이네

2020-07-21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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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장마철 건강관리
폭염에 면역력 떨어져 발병 주의…요도 짧은 여성, 방광염 특히 취약

▶ 물 충분히 마셔야 세균 배출 도움, 대상포진 방치땐 만성신경통 악화…예방접종땐 발병률 최대 70% 줄여

폭염과 장마, 여전히 기세등등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보약과 같은 잠을 설치거나 입맛·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바이러스·세균 감염에 취약해진다. 당뇨병·고혈압을 오래 앓았다면 탈수·실신·저혈당 등 위험이 높으므로 혈당과 체내 수분·염분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쉽게 잠이 들지 못하거나 자주 깬다면 식사 후 30분~1시간 정도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도움이 된다. 반면 늦은 저녁식사와 야식, 홍차·초콜릿·콜라·찬 맥주와 담배,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스마트폰·태블릿 이용은 숙면을 방해한다. 잠을 청해도 15분 안에 잠이 오지 않으면 졸릴 때까지 거실에 앉아 있다가 잠자리에 드는 방법도 괜찮다.

여름철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감염질환으로 방광염·신우신염·대상포진 등을 들 수 있다. 땀 배출로 몸속 수분이 부족해져 요로결석도 생기기 쉽다. 소변이 맑게 나올 정도(하루 소변량 2~3ℓ 이상)로 물을 충분히 자주 마셔야 들어온 세균 등을 빨리 배출시키고 요로결석 위험도 줄여준다.


연간 165만명이 진료를 받는 방광염은 세균 침범으로 인한 염증. 7~8월에 26%가 집중되며 여성이 94%를 차지한다.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고 굵고 곧아 각종 균이 짧은 요도를 통해 방광 등 상부로 쉽게 올라와서다. 배뇨 기능이 미성숙한 어린이, 전립선 비대로 소변역류가 발생하기 쉬운 60세 이상 남성도 방광염에 걸리기 쉽다.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배뇨 시 통증·빈뇨·요절박·잔뇨감, 아랫배의 불편감 등이다. 부부관계 뒤 소변을 보는 게 좋다. 방광염은 3~7일가량 항생제를 먹으면 잘 치료되는 편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대장균·녹농균 등 세균들이 방광과 연결돼 있는 요관·콩팥으로 올라가 갑자기 춥고 떨리며 열이 나고 허리통증 등을 유발하는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방치하면 차츰 고혈압, 콩팥 위축·손상으로 이어져 콩팥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체계·항바이러스제의 위세에 눌려 사람의 몸속 신경절에 숨어 지내다 면역력 약화로 활성화돼 발생한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대개 척추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신경의 한쪽을 타고 띠 모양의 작은 종기가 났다가 물집이 생긴다.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손상을 입는 과정에서 통증 유발 물질들이 다량 분비돼 통증이 시작된 후 4주가량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신경통에 시달리게 된다.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연간 70만명을 넘는다. 45%가 50~60대지만 20~40대도 3명 중 1명꼴로 비중이 꽤 크다. 1회 백신 접종으로 50대는 평균 70%, 70대는 41%가 예방 및 통증 감소 효과를 볼 수 있고 대상포진 후 만성 신경통 발생도 39% 줄여준다.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전해질 부족으로 탈수·열사병 등을 일으키거나 혈당이 급상승할 수 있다. 반면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의 경우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수분과 포도당이 몸 밖으로 많이 빠져나가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야외 작업장, 논밭 등에서 일하거나 운동하다 쓰러지는 장노년층 중에는 평소 고혈압약을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많은 땀을 흘렸는데 수분·염분을 보충하지 않았다가 저혈압·저나트륨혈증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다. 콩팥 기능이 정상의 30%를 밑도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트륨 등이 들어 있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무더위 속에서의 작업·운동으로 많은 수분과 염분이 땀으로 빠져나갔는데도 제대로 보충하지 않으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도 혈액 여과 작용을 하는 사구체(絲球體)의 혈관 압력이 너무 떨어져 급격한 사구체 여과율 감소, 콩팥 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으로 앤지오텐신 차단제를 복용하는 분이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탈수 증세가 있으면 혈압이 크게 떨어지고 혈류가 안 좋아져 의식을 잃을 수 있다”며 “130~140㎜Hg 안팎이던 수축기 혈압이 무더위에 105㎜Hg 안팎으로 떨어지면 120㎜Hg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혈압약 용량을 줄인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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