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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이 뭐길래…덜 익은 분쇄육 먹으면 발병

2020-07-07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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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의심사례 속출

경기 안산시 유치원생 99명이 25일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는데 이 가운데 일부 환자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ㆍ햄버거병)’으로 진단됐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으로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주 햄버거 가게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됐다. 지금까지도 매년 환자 2만명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해 ‘햄버거병’으로 불린다.

햄버거병은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고기를 먹을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햄버거에 들어가는 소고기가 덜 조리됐거나, 가축 도살 과정에서 분변을 통해 오염될 수 있고, 고기를 갈면 고기 속에 대장균이 섞일 때도 있다. 덜 익힌 고기 외에도 멸균되지 않은 우유ㆍ주스ㆍ균에 오염된 채소 등을 먹어도 걸릴 수 있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므로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여름철 어린이에게서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주로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햄버거병은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환자의 3~15%에서 발병한다. 특히 지사제나 항생제를 투여할 때 발생 빈도가 높다.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특히 용혈성 빈혈과 혈소판감소증ㆍ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며 사망률이 3∼10%나 된다”고 했다.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 발열이나 출혈성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대부분 대증요법을 통해 1주일 정도면 치료되지만 햄버거병으로 진행되면 3%에서 말기신부전으로 이행된다. 25% 정도에서는 콩팥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말기신부전으로 이행되면 투석과 수혈 등을 해야 한다.

설사를 시작한 지 1주일 뒤 햄버거병이 생길 수 있다. 즉, 1주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오줌량이 줄고 급격한 빈혈로 얼굴이 창백해지면 몸에 출혈에 의한 자반증이 생긴다. 동시에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며 심하면 경련이나 혼수 등이 나타난다. 상한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한다면 1주일간의 잠복기 동안 주의 깊게 햄버거병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이창화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햄버거병에 걸리면 50% 이상에서 급성신부전 때문에 투석치료가 필요하다”며 “회복된 후에도 콩팥에 상당한 정도의 후유증을 남긴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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