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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코로나19에서 정신건강 지키는 법(1)

2020-06-23 (화)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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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코로나19에서 정신건강 지키는 법(1)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장기화된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한다. 미국 내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45% 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정신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불안감, 우울감, 공황장애, 불면증 등 다양한 케이스로 나타났다. 우울감 자체도 오랜기간 지속된다면 공황장애나 정신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적인 증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신적인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생활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해 말 중국 우한의 수산시장으로부터 전세계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은 어느덧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미국 내 대부분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택 대기령(Stay-at-Home)이 시행된 지도 벌써 3개월이 되어간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바이러스의 창궐이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무섭게 전파되는 양상에도 안일한 초기 대응으로 미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에서는 한동안 기본적인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는 것 조차 힘이 들 정도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매일 무섭게 늘어가는 환자수와 처참한 병원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들이 넘쳐났고 그 믿기지 않는 현실 속 혼돈과 불안을 고스란히 느끼는 대다수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 불면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전에 없던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개념은 사람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멀리 해야하고 반갑게 만나 대화하고 접촉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사회속에서 늘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lockdown)로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들과도 함께 교류하지 못하고, 전에 없던 재택근무를 하거나 심지어 코로나로 직장을 잃고 갑자기 집에만 있게 된 경우도 생기면서 사회로부터 단절된 극심한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직장을 잃고 수입이 없어 삶을 포기한 사람들의 뉴스는 그 우울함을 배가시킨다. 학생들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하게 되면서 학업에 대한 부담과 불안감이 생기고 친구들과의 교류나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만큼 햇빛을 덜 받고 운동량이 감소하게 되고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정신적인 측면에도 직접 영향을 끼친다. 매일 자녀들과 하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민과 스트레스가 작용하게 된다. 이 여름 가족들과 신나게 즐길 휴가를 계획하는 대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 심란하기만 하다. 더구나 최근 지역별로 차츰 비지니스를 오픈하고 있는 와중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 또한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을 부추겨 이를 불안과 염려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리는 때로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한없이 예민해지곤 하는데, 하물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에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전혀 다른 생활에 적응한다는 것은 우리 몸과 마음에 대단한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믿을 수 없이 비정상적인 현재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불안하고 무기력해지고 우울한 것이 사실은, 지극히 정상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작금의 상황 속 자신이 평소와 다른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한없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노력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다.

만약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만으로 끝나지 않고 이를 평소보다 많은 음주, 흡연, 대마초 흡연 등으로 이어간다면 그 영향은 더욱 걷잡을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살방지 핫라인(suicide prevention hotline)에서는 2월 한달 간 22통의 전화를 받았고, 4월에는 무려 1,800통의 전화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무려 8,000%가 상승한 수치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위협적이지만 그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고 정신건강을 해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 것일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으려면 지금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바로 모든 TV, 라디오, 인터넷 뉴스를 찾아보는 것을 중단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기사와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듣게 되면 더욱 불안해지고 기존의 스트레스를 키우게 된다. 우울증으로 식욕감퇴를 겪기도 하지만 스트레스와 헛헛한 마음을 지나친 간식과 폭식으로 달래며 잘못된 식습관으로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게 될 수도 있다. 하루종일 폰을 붙잡고 코로나 관련 뉴스를 찾아보고 있다면 당장 폰부터 내려놓고 가벼운 운동이나 독서, 요리와 같이 스크린을 보지 않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해보자.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경우 이러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또한 가족들과 평소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충분히 하며 스트레스나 걱정, 불안감을 함께 이야기로 표현하고 들어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보듬어준다면 서로의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문의 (213)480-7770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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