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따로 떨어져 함께’ 아기부처 봉축

2020-06-04 (목) 정태수 기자
크게 작게
‘따로 떨어져 함께’ 아기부처 봉축
한 달 연기된 불기 2564년(서기 2020년) 부처님오신날(5월30일)에도 북가주 일원‘ 코로나 격리’는 온전히 풀리지 않았다. 다중모임은 제한적 으로 허용됐을 뿐이다. 코로나 자체 보다 코로나 공포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온 세상이 경직돼 있 다. 게다가 코로나 불황으로 인한 불 안심리와 경찰에 의한 흑인사망 사 건으로 인한 불만심리가 맞물리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약탈성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 드 산호세 등지도 예외가 아니다.

때문에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북가주 한인 사찰들은 3월 초 또는 중순부터 정 기법회 등 일체의 경내행사를 중단 했다. 그렇다고 아기 부처 탄생을 기 뻐하고 시방삼세 큰스승 석가모니 부처님을 경배하는 마음이야 짓누를 수도 짓눌릴 수도 없다.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 스 님)와 길로이 대승사(주지 설두 스 님)에서 엿새 앞서 지난달 24일(일)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예년보다 간 소하되 예년보다 경건하게 봉축법요 식을 봉행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여래사(주지 광전 스님)는 30일과 31 일 이틀간 신도들에게 자발적 개별 적 부처님 전 참배 기회를 제공했다. 60대 이상 신도들이 대다수인데도 셔틀차량 운행을 할 수 없어 몇 명이 나 동참할까 우려됐으나 이틀간 띄 엄띄엄 4,50명이 여래사를 찾아 부 처님 전에 절을 올리고 정안수로 아 기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을 봉 행했다(사진).


코로나 규제가 카운티별로 다소 다른데 여래사가 속한 산마테오카 운티의 경우 6월1일부터 사찰 교회 등지의 다중집회는 총 수용인원의 25%를 넘지 않는 선에서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여래사는 법회중단 3개월만인 오는 14일 일요 정기법회 를 재개한다. 다만 이마저도 코로사 사태와 폭동 사태 추이에 따라 향후 조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른 사찰들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 진월 스 님은 30일 오후에 페이스북 SNS 로 1360여명의 누리친구들과 부처 님 오심을 기리는 산승의 봉축메시 지를 공유하는 온라인 행사를 가 졌다. 진월 스님은 또 2일 오후에는 IBAA(Internatioal Buddhist Associa¬tion in America) 줌 화상회의에 자문 위원 자격으로 참가하고, 4일 오후에 는 주미인도대사관 문화관이 추진하 는 세계요가명상 격려프로젝트에 초 청돼 대승불교의 참선전통에 대한 소개와 시연을 줌으로 녹화한다고 1 일 알려왔다.

재가자 중심 실천적 수행단체인 샌프란시스코 정토회(총무 이예정) 는 온라인 봉축법회를 가졌다. 장소 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세상의 특 성을 살려 이날 법회는 샌디에고 정 토회 및 라스베가스 정토회와 공동 으로 봉행됐다. 북미서부 온라인 법 회에 함께한 정토행자는 총 44명이 었다. 서울 서초법당에서 30일 진행 된 봉축법회 영상과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봉축법문을 ‘따로 떨어져 함 께’ 보고 들으며 코로나 속 봉축행사 를 마친 뒤 SF정토회는“ 도반님들을 직접 마주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덕 분에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도반님들 과 함께 할 수 있어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떠올릴 수 있어 의미있는 시 간”이었다고 정리했다.

<정태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