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월 스님‘온라인 담선법회’시동
2020-04-30 (목)
정태수 기자
막히면 변해야 한다(窮卽變/궁즉변), 변하면 통하게 된다 혹은 통할 때까지 변해야 한다(變卽通/변즉통). 줄여서 궁즉통(窮卽通). 우주만물의 원리를 설명한 주역에 나오는 말이다. 남송대 시인 육우(陸游, 1125년~1210년)는 이런 시를 남겼다. 산궁수진의무로(山窮水盡疑無路/산 깊고 물 끊겨 더는 길이 없나 했더니) 유암화명우일촌(柳暗花明又一村/버들 짙고 꽃 만발한 마을이 또 하나 있네). 민주투사 활동과는 달리 커튼 뒤 부적절 언행 때문에 –본인과 그 옹호자들에 따르면 모함 때문에- 힘든 노년을 보내고 있는 고은 시인의 ‘그 꽃’도 코로나19 공포에 가위눌린 요즘에 음미해볼 만한 것 같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불교계에서도 새로운 눈뜸을 향한 변화의 기운이 거세다. 아주 오래된 수행과 포교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세다. 유튜브 법회, 동영상 법담, 온라인 경전강좌 등이 코로나사태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 등 내로라하는 스님들과 000법사 등 재가자들이 앞다퉈 동영상 법문이나 강좌를 유튜브 등 새세상에 내놓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은 ‘코로나 희망백신’이란 이름으로 유튜브를 통한 불교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IT기기에 서툰 스님들이 이같은 움직임에 보다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전국비구니회는 이달 24과 25일 이틀간 ‘유튜브 채널 활용법’ 강좌를 열었다.
북가주에서는 북가주승가회장 겸 리버모어 고성선원장 진월 스님이 온라인 법회 시동을 걸었다. 진월 스님은 몇몇 인연있는 불자들과 뜻을 모아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법회를 열기로 하고 26일 오후 시험적 온라인 법회까지 마쳤다.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인 30일 오후 3~4시 사이에 정식으로 첫 온라인 법회를 봉행한다(각 사찰의 봉축법요식은 조계종 방침에 따라 윤사월 초파일인 5월30일로 연기됐다).
진월 스님은 이후에도 ‘필요하면 수시로’ 또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정기적으로’ 온라인 법회를 이어갈 생각이다. 임시 이름은 ‘온라인 담선법회’다. 스님은 “학교에서 온라인 강좌하듯 코로나상황 이후라도 그러한 풍조가 이어질 줄로 전망”된다며 “고성선원에서도 앞으로 필요한 분들과 원격 가상법회를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지난달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법구경 한편씩 소개하는 법공양을 해오고 있다. 26일 현재 팔로워는 800여명으로 다음달 중 1,000명을 돌파할 것 같다고 스님은 전했다. 온라인 담선법회 동참문의 등은 스님의 전화(408-897-0065)나 전자우편(jinwollee@gmail.com)으로 하면 된다.
<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