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사회 비판한 납치 스릴러…구로사와 감독과 명배우 도시로 미후네의 콤비작

2020-04-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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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비판한 납치 스릴러…구로사와 감독과 명배우 도시로 미후네의 콤비작

곤도 사장(오른쪽)이 납치범의 전화를 받고 있다.

일본 영화계의 두 거인으로 함께 여러 편의 명화를 만든 아키라 구로사와 감독과 명배우 도시로 미후네의 콤비가 완성한 걸작 스릴러다. 일본 영화계의 또 다른 스타인 다추야 나카다이가 조연한다.

인질 사건을 다룬 가정 드라마이자 경찰 스릴러로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아울러 일본의 계급의식과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원작은 미 소설가 에드 맥베인의 ‘킹스 랜섬’(King‘s Ransom).

거부인 구두회사 사장 킨고 곤도(미후네)의 어린 아들이 괴한에 의해 납치되고 괴한은 곤도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몸값으로 3,000만 엔을 요구한다.

그런데 뒤늦게 납치된 아이가 곤도 아들의 놀이 친구인 곤도 운전사의 아들임이 밝혀진다. 괴한도 이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액수의 몸값을 요구한다.


곤도는 처음에 이를 거절하나 양심의 가책을 받고 몸값을 지불, 운전사의 아들이 풀려난다.

한편 형사 도쿠라(나카다이)의 수사로 범인인 청년 긴지가 체포되고 돈도 회수된다. 긴지는 가난한 집 출신으로 자기를 면회 온 곤도에게 범행의 동기를 일러준다.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빈민들이 사는 언덕 아래에서 마치 천국에 서 있는 듯한 언덕 위의 곤도의 저택을 올려다보면서 자랐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기는 순전히 부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다.

이에 곤도는 “너는 어떻게 해서 서로를 증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간수가 긴지를 감방으로 데려 가면서 곤도는 자문에 자답을 생각하게 된다.

긴장감과 스릴이 가득한 뛰어난 범죄 스릴러로 영화 전반부는 곤도의 리빙룸에서 진행되다가 후반에 들어 속도가 급물살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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