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래픽 확 줄어든 도로…과속차량들 ‘쌩쌩’

2020-04-08 (수)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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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택대피령 후 위반 급증…경찰 대대적 단속

▶ FWY 더 심각…평소보다 7~10마일 빨라져

트래픽 확 줄어든 도로…과속차량들 ‘쌩쌩’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경관들이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에서 과속 운전자 단속을 펼치고 있다. [CHP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비상사태 속에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전역에 내려진 ‘스테이 앳 홈’ 행정명령으로 차량 통행이 급격히 줄면서 로컬 도로와 프리웨이가 사실상 텅 빈 상황이 이어지자 과속 차량들이 급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LA 경찰국(LAPD)는 과속 차량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해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들에 대한 가차 없는 티켓 발부를 공언하고 나섰다.

LA타임스는 LA시 교통국의 LA 지역 도로별 교통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택대피령이 내려진 뒤 로컬 도로에서 규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는 과속 차량이 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LA시와 카운티에서 ‘스테이 엣 홈’ 행정명령이 시행되기 시작한 이후 도로상 통행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로컬 도로에서도 거칠 것 없이 가속 페달을 밟는 운전자들이 많아져, 차량들의 평균 속도가 주중에는 12%, 주말에는 6% 더 빨라진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컬 도로들 뿐 아니라 남가주 지역 프리웨이들에서도 과속 차량 증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웨스트 LA 지역 게티센터 인근 405번 프리웨이에서는 자택대피령 행정명령 이후로 운전자들이 평균 속도보다 시속 7마일 이상 더 빠르게 운전하고 있다는 UC 데이비스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LA 카운티 북부 5번 프리웨이와 14번 프리웨이 인터체인지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의 평균 속도도 시속 9마일 이상 오르기도 했다는 것이다.

과속 운전이 증가함에 따라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지난 3월19일에서 29일 사이에 총 543건의 속도 위반 티켓을 발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418건 대비 30%나 증가한 수치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교통 당국에 따르면 도로 위에 차량 수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시속 100마일 이상의 광란의 질주를 하는 과속 차량에 대한 티켓 발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도로상에 차량 통행이 적다고 해서 과속을 하는 것은 사고시 치명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한 단속을 강조하고 나섰다.


마이클 무어 LAPD 국장은 “과속 문제 대처를 위해 교통 단속 경찰력을 추가 배치,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신호등 설정을 조정해 차량 속도 흐름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교통 당국은 과속 운전을 막기 위해 LA 시내 5,000여 개의 신호등 설정을 변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교통 당국에 따르면 보통 낮 시간대 신호등은 교통 흐름을 원할하게 유지하기 위해 여러 신호등의 녹색불이 동시에 켜지는 ‘그린 웨이브’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당초 밤 시간대에만 적용되는 순차적 시스템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는 차량이 속도 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호등이 순차적으로 다른 불빛으로 바뀌는 시스템이다.

한편 LA 시정부는 보행자들이 횡단보도에서 코로나19 감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인타운을 비롯, 웨스트레익, 차이나타운, 다운타운, 할리웃 등 지역 내 400여 곳의 횡단보도 신호등 버튼을 자동화시켜 보행자들이 직접 손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보행 신호가 자동적으로 바뀌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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