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펠로시표 부양책’ 비판 vs 펠로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반대
▶ CNN “위기상황서 놀랄만할 일”…트럼프, 만남 가능성 완전 배제하진 않아
(AP=연합뉴스) 하원 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아래)의 신년 국정연설이 끝나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은 박수를 치고 있지만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던 연설 원고를 찢고 있다.
국난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반대편에 서있던 국가 지도자들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잠시 접어두고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곤 한다.
그러나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일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국면을 맞아서도 냉기가 흐르면서 아직 '화해'는 요원해 보이는 상황이다.
CNN 방송은 24일 '펠로시와 트럼프는 다섯 달 동안 이야기 나누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사람이 서로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고 돌아섰던 지난해 10월 16일 백악관 회동을 마지막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펠로시 의장의 참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이는 이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와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규모 부양책을 감안할 때 더욱더 놀랄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위기의 시기 또는 국가안보 현안이 있을 때 차이를 제쳐두고 대화를 나누는 '전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국면을 거치며 '루비콘강'을 건넜으며 지난 2월 4일 국정연설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거부'와 펠로시 의장의 '국정연설문 찢기'로 살벌한 광경을 연출하는 등 '뒤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조 달러(약 2천500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 논의 과정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협상 맞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간 막바지 협상 과정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이 상원 패키지 법안과 별도로 2조5천억 달러 규모의 하원 경기법안을 내놓은 데 대해 "공화당은 낸시 펠로시가 긴 휴가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협상하고 있었다"며 "민주당은 바이러스가 이기기를 원하나? 그들은 우리의 위대한 노동자나 기업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들을 요구 중이다"라고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경제적 충격파 최소화 차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한 완화를 시사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나가면 경제는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MSNBC 방송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때때로 '엇박자'를 연출하며 '소신 발언'을 이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진실을 말하는 자"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과 직접 만날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상태여서 코로나19 대응을 고리로 두 사람 간에 극적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펠로시 하원의장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눈 게 언제냐는 질문을 받고 "글쎄, 좀 됐다"며 "나는 이 나라에 이익되는 일을 원한다. 그것이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나는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며 만남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CNN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