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배달·포장은 권장…매장 좌석 줄여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요청
▶ “전례없는 위기, 전시 준하는 자세로 대응” vs. “식당 종업원들 궁지로 몰아”
미국의 최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 제한에 들어갔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까지 시행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뉴욕과 LA의 모든 식당과 술집, 카페는 배달이나 포장 주문만 가능하고 매장 내 판매는 금지키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식당이나 술집에서 가까이 앉아서 식사할 경우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질 수 있다"며 "지금은 그러한 순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식당이나 술집은 뉴욕시의 심장부이자 영혼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곳으로서 뉴욕 시민에게는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전시에 준하는 마음가짐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는 17일 오전 9시부터 해당 조치를 발효키로 했으며, 상황에 따라 종료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뉴욕시에서는 5만개에 달하는 식당이 영업 중단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식당은 뉴욕시 한 해 세수 가운데 510억 달러(62조6천280억원)를 차지하고 고용 인원은 80만명에 달한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도 "헬스장에도 영업 중단을 지시했다"며 "술집, 나이트클럽 등의 영업을 중단하도록 행정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LA는 이번 조치를 15일 자정부터 31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며,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40명 이상이 사망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워싱턴주도 포장과 배달 음식을 제외한 모든 술집과 식당, 오락시설 등의 영업을 잠정 중단토록 했다.
또 매사추세츠주도 앞으로 3주간 술집과 식당 내에서 음식 판매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보스턴시는 이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모든 식당과 바에 밤 11시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또 식당과 바에 테이블 수를 줄여 손님을 50%로 감소시키도록 했다.
이를 어기는 업소는 30일간 영업 정지 제재를 받는다.
음식배달이나 테이크아웃(포장 음식) 서비스는 이런 시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은 밤 10시까지는 모든 바의 문을 닫도록 명령했다.
일리노이주는 16일 밤부터 이달 30일까지 모든 바와 식당을 휴점하도록 했다.
일리노이주도 음식배달 서비스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는 계속 제공하도록 했다.
오하이오주는 성 패트릭의 날(3월17일)을 앞두고 이날부터 모든 바와 식당들이 오후 9시면 문을 닫도록 명령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이번 휴점 조치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른다며 "필요한 만큼 오래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바와 나이트클럽, 포도주 양조장, 브루펍(자가생산 맥주를 파는 선술집)들에 영업 중단을 촉구했다. 다만 이는 법적 명령은 아니다.
뉴섬 주지사는 식당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 수를 절반으로 줄여 손님을 절반만 받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뉴욕주 인근 뉴저지주 호보컨 시의 라비 S. 발라 시장은 전날 밤 시민들에게 오는 16일부터 밤 10시∼오전 5시까지 응급상황이나 출·퇴근을 제외하고 통행금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발라 시장은 또 식당과 바에 대해서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테이크아웃이나 배달을 제외한 일반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조치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지만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을 궁지에 빠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