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부에 빠져 배신…살인·탐욕의 비극적 최후 인상적

2020-03-13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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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 오브 더 패스트(Out of the Past·1947) ★★★★★

▶ 다시 보는 고전 필름 르와르

요부에 빠져 배신…살인·탐욕의 비극적 최후 인상적

사립탐정 제프는 요부 캐시의 음모와 배신에 시달리다 캐시를 응징키로 한다.

인생의 낙오자인 남자가 요부의 간계에 말려들어 배신과 음모와 탐욕의 제물이 되는 전형적 필름 느와르의 내용을 지닌 흥미진진한 최고급 범죄영화다. 과거를 지닌 남자로 나온 로버트 미첨은 눈을 내리깐 채 냉소적이요 과묵한 터프 가이 연기를 멋지게 해 대뜸 스타가 되었다. 이와 함께 남자 잡는 ‘팜므 파탈’로 나온 갈색머리에 편도 모양의 눈을 한 제인 그리어도 눈부신 미모 속에 간계를 지닌 여자의 연기를 뛰어나게 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작은 마을 브리지포트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며 혼자 조용히 살고 있는 제프(미첨) 앞에 깡패 조가 나타나 자기 두목 위트(커크 더글러스)가 레이크 타호에서 너를 찾는다고 이른다. 제프는 마을을 떠나기 전 애인 앤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얘기 해준다.

플래시 백. 뉴욕의 서푼짜리 사립탐정 제프는 전문도박사 위트로부터 4만 달러를 챙겨 달아난 애인 캐시(그리어)를 찾아 데려오라는 주문을 받는다. 제시는 아카풀코에서 캐시를 찾아내나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는 캐시에게 반해 둘이 사랑의 도주를 한다. 둘은 신원을 바꾼 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데 캐시 앞에 제프의 과거 파트너인 피셔가 나타나 위트에게 알리지 않을 테니 돈을 내 놓으라고 협박한다. 캐시는 피셔를 쏴 죽이고 혼자 달아난다.


플래시 포워드. 이어 캐시의 이중삼중의 배신과 살인과 누명 그리고 비극적인 인과응보 끝에 악과 관계된 사람들은 몽땅 저승으로 간다. 캐시는 쾌락과 탐욕의 화신으로 자기 목적에 방해가 되는 것은 가차 없이 제거하는 여자다. 영화는 과거를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제프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뉘우칠 줄 모르는 캐시를 처벌하기로 결심하면서 절정에 이른다.

연기와 촬영 등 모든 것이 뛰어난 운명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명작이다. LA, 샌프란시스코, 레이크 타호, 뉴욕, 멕시코시티 및 아카풀코 등지에서 현지 촬영했다. 자크 터너 감독. 14일 오후 2시 이집션극장(6712 할리웃) 상영.

이 영화에 이어 4편의 또 다른 필름 느와르가 이집션극장에서 마라톤 상영된다.

▲ ‘길티’(The Guilty·1947)-쌍동이 자매를 각기 사랑하는 두 전우가 살인사건에 말려든다. ▲ ‘하이 타이드’(High Tide·1947)-LA를 말아먹으려는 도박조직을 저지하려는 신문기자의 이야기. ▲ ‘프라울러’(The Prowler·1951)-취약점이 있는 유부녀를 유혹해 자기 여자로 만드는 사악한 경찰로 밴 헤플린(셰인)이 나온다. ▲ ‘트라이 앤 겟 미!’(Try and Get Me!·1950)-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가장이 범법자의 유혹에 넘어가 납치와 살인사건에 말려든다. 실화.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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