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이념 성향상 샌더스와 가까워…민주당 지지받은 바이든 배제못해

워런도 민주당 대선 경선 하차[AP=연합뉴스]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중 누구를 지지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미국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화요일 경선'을 계기로 민주당 경선이 '바이든 대 샌더스' 양자 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워런 의원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가 큰 변수로 대두됐지만 워런이 어느 쪽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탓이다.
경선 과정에서 진보적 공약을 대거 내건 워런은 정책 이념상 강성 진보로 불리는 샌더스와 훨씬 가깝다.
실제로 모닝컨설팅이 지난 2~3일 워런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3%는 2순위로 샌더스를 지지하겠다고 답변해 샌더스에게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소속인 샌더스와 달리 워런은 민주당 소속이어서 민주당 후보 배출을 희망하는 당내 다수 정서를 무시할 수 없다. 샌더스 손을 들어주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비판받을 수 있다.
CNN방송의 슈퍼 화요일 출구 조사 분석을 보면 샌더스는 무소속 유권자의 지지율이 34%로 민주당 유권자(25%)보다 높았지만, 워런은 민주당이 14%로 무소속(11%)보다 더 높았다.
또 모닝컨설팅 조사에서 2순위로 바이든을 지지하겠다는 워런 지지층 응답률도 36%로 적지 않아 워런 표심이 고스란히 샌더스에게 간다고 보기도 어렵다.
모닝컨설팅은 이 여론조사대로 워런 지지층이 이동한다면 샌더스 지지율이 5%포인트, 바이든 지지율이 4%포인트 오르는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도 "워런이 한 명을 지지한다면 이 그림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워런 지지가 더 다급한 쪽은 샌더스다. 초기 경선에서 독주하던 샌더스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선거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워런은 샌더스의 약점으로 꼽히는 고학력 백인 여성층을 보완해줄 수 있다. CNN의 슈퍼화요일 출구조사 분석에 따르면 워런은 대졸 백인 여성에서 25% 지지를 얻어 바이든(32%)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샌더스(20%)를 앞섰다.
샌더스는 워런이 경선 중단을 선언하기 전 두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고, 중단 선언 후에는 "워런이 없다면 진보 운동이 지금처럼 강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워런은 지난 5일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도 특정 주자 지지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NBC방송은 6일 "워런은 정책 면에서 샌더스와 더 일치하지만 샌더스를 지지하면 당의 단합과 관련한 워런의 메시지를 복잡하게 만든다"며 "워런이 지지 선언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워런이 샌더스를 지지하면 민주당의 일부가 바이든에게 후보 왕관을 씌워줄 준비가 돼 있지 않고 경선전이 더 길어질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도 "샌더스에겐 불행하게도 워런의 지지 선언이 임박한 장래에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