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더 웨이 백’(The Way Back) ★★★ (5개 만점)
▶ 벤 애플렉 주연의 스포츠영화, 팀 부활과 코치 갱생과정 그려…기시감 있지만 라스트신 인상적
모교인 고교의 농구 코치로 부임한 잭(넥타이 맨사람)은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면서 제2의 삶을 찾는다.
언더 독 약자의 승리는 늘 좋은 얘깃거리여서 영화로 자주 만들어지는데 특히 스포츠영화가 많다. ‘록키’ ‘미라클’ ‘가라데 키드’ ‘시비스켓’ ‘메이저 리그’ ‘인빈서블’ 및 ‘브레이킹 어웨이’ 등이 다 그런 영화들이다. 벤 애플렉이 주연한 이 영화도 언더 독의 스포츠영화인데 스포츠 얘기에 실의에 빠진 주인공의 갱생이라는 내용을 가미했다. 그러나 영화는 이 두 플롯 사이를 오락가락 하고 있어 어느 한 얘기에 관심을 두기엔 모자람이 있다. 아주 잘 만들지도 그렇다고 못 만들지도 않은 어정쩡한 작품이다. 애플렉은 실의에 빠져 알콜을 밥 먹다시피 하면서 사는데 영화 내내 죽을상을 해가지고 있어 산송장 모습이다.
처음에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잭(애플렉)을 보여준다. 잭은 샤워하면서도 맥주를 마시고 물병에 술을 담아 일하면서도 마시고 일이 끝나면 동네 바에 들러 또 술을 마신다. 그가 왜 이렇게 삶의 의욕을 잃었는지는 영화 후반에 가서 알려진다. 잭은 아내(하니나 가반카)와도 별거 중.
이런 잭에게 그가 다닌 LA의 샌페드로에 있는 가톨릭고교 비숍의 교장인 디바인 신부(존 에일와드)로부터 바닥에서 헤매는 농구팀의 코치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온다. 잭은 고교시절 이 학교의 수퍼스타 농구선수인데 현재 학교의 농구팀은 잭이 뛸 때 지역 결선에 나간 뒤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잭은 처음에 이 요청을 거절했다가 밤새 맥주를 마시며 수락 여부를 놓고 고심한다. 이 때 그는 냉장고 안에 있는 깡통 맥주를 계속해 마시는데 족히 20개는 된다. 그리고 코치자리를 수락한다.
그 다음부터는 이런 스포츠 영화의 통상적인 플롯을 따라가면서 잭의 코치 하에 팀의 전력이 상승하고 잭도 단주를 하면서 재생의 길을 가는데 알콜중독자의 단주가 너무 쉽게 이뤄진다. 잭과 선수들과의 관계 그리고 잭과 부코치(알 마드리갈) 간의 관계 같은 얘기가 서술된다. 잭은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에 반발해 상소리를 내뱉는데 이 때 문에 부코치로 부터 주의를 받기도 하나 성질을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잭과 별거중인 아내와의 얘기도 나오지만 아내 역은 아주 미흡하게 사용됐다. 애플렉은 영화에서 아내와 헤어진 알콜중독자로 나온 것을 그의 자신의 경험을 빌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한 잡지 인터뷰에서 아내 제니퍼 가너와 헤어진 것을 크게 후회하면서 자신이 약물과 알콜중독자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스포츠영화라기보다 자기 구원과 제2의 기회에 관한 얘기라고 하겠다. 여하튼 기시감이 큰 영화로 이런 영화가 흔히 저지르는 잘못인 지나치게 감상적인 면은 철저히 배제했다. 스포츠 영화의 열광적인 라스트 신도 없는데 끝 장면이 보기 좋다.
개빈 오코너 감독. R 등급. Warner Bro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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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