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월은 다시 오는데

2020-03-04 (수) 주동천 / 뉴저지 노스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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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황급하게 내린 기차의 뒷모습같은
1월이, 아직 저만치 있는데
2월은, 가고 있구나
개울 얼음밑에, 겨울물이 흐르면
가지끝 봉우리는, 꽃망울 피우고
푸른 나뭇잎 저 하늘 가득 채우면
출렁거리던 파도
모래속 조개들과 춤을 추겠지
만개의 바람이, 천년을 돌아
눈송이 되어, 하얗게 허공을 나른다
썰물처럼 떠밀려간 우리의 날들
골짜기 떠난 물, 세상을 떠돌다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스쳐가는 저 바람
하늘끝 어디선가 다시 만날까
2월이 가면
3월은 다시 오는데

<주동천 / 뉴저지 노스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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