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러 곳 출석 ‘메뚜기 교인’ 교회 충성도 높다

2020-03-03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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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 그룹 ‘미국 교회 실태 보고서’
등록교인 5명 중 2명 “가끔씩 다른 교회 출석”

▶ 대부분이 “예배 참석 뒤 일주일간 영적 충만”, 종파·세대 관계없이 75% “기독교 믿음 긍정적”

기독교계 설문조사 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이 ‘미국 교회 실태 보고서’(the State of the Church 2020)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교인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 교회 출석 트렌드 등 1년 여에 걸쳐 진행된 다양한 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바나 그룹은 교인을 ‘교회 소속 교인’(Churched Adult)과 ‘기독교 실천 교인’(Practicing Christian) 등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 차이점을 비교했다고 밝혔다.

데이빗 키나맨 바나 그룹 대표는 “기독교 실천 교인은 이른바 ‘믿음이 좋은’ 교인으로 볼 수 있고 등록 교인은 교회 사정에 익숙한 교인으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5명 중 2명 복수 교회 출석

교회 출석자 5명 중 2명은 1곳 이상의 교회를 출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인이 교회에 출석한다고 해서 매주 1곳의 교회에만 출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조사 결과다. 하지만 이른바 믿음이 있는 교인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기독교 실천 교인 중에는 약 72%, 등록 교인의 경우 약 63%가 한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등록 교인 중 약 40%, 기독교 실천 교인 중 약 25%는 가끔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외도’를 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바나 그룹 측은 “‘메뚜기 교인’(Church Hoppers)이라고 해서 교회 출석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라며 “가끔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것일 뿐 교회 충성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 ‘교회 가는 것 즐겁다’

등록 교인 3명 중 2명, 기독교 실천 교인 중 5명 중 4명은 교회 출석 이유를 ‘즐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기독교인 6명 중 1명은 ‘의무감’ 때문에, 7명 중 1명은 ‘습관적으로’ 교회에 출석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교회 출석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답한 반면 교회에 대한 인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전체 교인 중 절반이 교회의 인기가 감소하고 있다고 답했고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한 교인도 상당수였다. 전체 교인 중 약 절반, 등록 교인 중에서는 절반 이상은 주변 지인들이 일반적인 교회 경험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이 같은 답변 비율은 세대, 종파와 관계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예배로 일주일간 ‘영적 충만’

대부분의 교인들이 교회 출석으로 긍정적인 힘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교인 중 약 37%는 예배 뒤 ‘영적 충만’의 상태로, 약 37%는 ‘소망을 얻고’, 약 34%는 ‘용서를 받고’ 예배당 문을 나선다고 답했다. 또 약 33%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경험한다’, 약 26%는 ‘예배 때마다 삶의 도전을 받는다’, 약 28%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라며 예배와 관련된 각자의 느낌을 설명했다. ‘예배 출석이 일주일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는 답변 비율도 약 30%로 조사됐다.

반면 ‘예배 출석 중 약 절반은 실망감을 느낀다’라는 답변(약 32%)과 ‘예배 뒤 죄책감을 갖게 된다’라는 답변(약 40%) 등 예배와 관련된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은 등록 교인도 적지 않았다.

◇예배는 ‘하나님과 교제’

교회에 등록된 교인 중 ‘하나님과의 교제’를 경험한다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등록 교인 중 약 72%는 대부분 예배 시간에 하나님의 존재를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하나님의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비등록 교인 중 이 같은 답변 비율은 약 52%로 낮았다. 한편 적어도 6개월에 한번 교회에 출석한다는 교인 중 등록 교인은 약 54%인 반면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만 등록 교인이 아닌 비율은 약 37%로 조사됐다.

기독교 실천 교인 중 등록 비율이 약 71%로 가장 높았다. 비 등록 교인이지만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한다는 기독교 실천 교인 비율도 약 26%였다. 등록 교인 비율은 교단, 종파에 관계없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등록 교인 비율도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등록 교인 비율이 약 68%로 가장 높았고 X세대(약 51%), 밀레니엄 세대(약 48%) 순이었다.

◇기독교 믿음은 긍정적

교회가 커뮤니티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간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교회가 커뮤니티에 긍정적인가’라는 질문에 기독교 실천 교인의 대부분인 약 9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전체 성인 중 교회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약 25%로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답변 비율(약 25%)과 같았다.

비기독교인 중에서는 교회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느끼는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비기독교인 중 약 39%는 영향을 느끼지 못한다며 무관심한 반응을 나타냈고 오히려 교회의 영향이 해롭다는 비율도 약 18%로 조사됐다.

반면 기독교 믿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서 모두 높게 조사됐다. 인종, 세대, 종파와 관계없이 전체 성인 중 약 75%, 기독교 실천 교인 중에서는 100%, 스스로 기독교인으로 분류한 응답자 중 약 91%, 비기독교인 중에서도 약 49%가 기독교 믿음을 갖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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