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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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

2020-02-26 (수) 신동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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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한겨울을 지나며
무리져 자라던 나무들
무성하던 잎들 다 떨구고
죽은듯 잠잠하다

외로운 백송 두그루
의연히 자리를 지킨다
하얗게 빛나는 짧막한 잎으로
사철을 한결 같이

넓게 가지 치지 않고
곧고 굵게 올라간 줄기
너의 당당한 기상이요
변치 않는 절개로구나

존귀한 씨를 내려
솔방울 몇을 맺힌다
세상이 알지 못하게
꼭대기에 숨겨


탁트인 겨울 하늘
차가움을 견디며
밝음을 그리고 환함을
품고 즐기며

세태와 풍조 상관하지 않고
멋과 유행 관심없는
다 변하여도
홀로 변하지 않는

오직 나의 벗이라
흠도 점도 받아주며

생각과 마음을 알아주는
나눌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신동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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