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 낭보 한인들 감격스런 반응
▶ “타인종 축하에 으쓱… 마치 노벨상 받은듯”
지난 9일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자 이를 지켜본 한인들은 감격과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상에 기생충이 호명되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과 제작진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 얼싸안는 장면에 많은 한인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에머리빌에 거주하는 션 박(23)씨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데 기생충이 호명되자 친구들 모두 놀란 눈빛으로 박수를 쳐줬다”며 “한국인으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 “다음날 회사에서는 유일한 한국인인 나에게 동료들이 다른 한국 영화도 추천해달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윤 보라미(39, 샌프란시스코)씨도 “상 1개라도 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 친구들과 집에서 생중계로 시청했다”며 “4개상을 수상함은 물론 시상식장에 울려퍼진 봉준호 감독의 한국어 수상소감에 자랑스럽고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끝났지만 ‘기생충’의 역사적인 4관왕 등극, 그리고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과 거장 감독에 대한 존경과 겸손함까지 부각되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한인들에게 이번 ‘기생충’의 쾌거는 “마치 노벨상을 받은 것 같다”는 한 한인의 소감처럼 기쁜 소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언니·오빠 가족과 한 자리에 모여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지켜봤다는 김효원(39)씨는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할 때는 환호성을 질렀고 마지막으로 작품상에 호명되자 마치 시상식장에 있는 것처럼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고 밝혔다.
김씨는 “우리 모두 눈빛으로 서로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고 얘기하고 있었다”며 “한국어로 제작된 오리지널 한국영화가 할리웃 최고의 시상식에서 인정받는 것이 미국에서 코리언 아메리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가 인정받고 공유되는 것 같아 정말 기뻤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라파엘 황(29, SF 헤이즈밸리)씨는 “수상 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이어진 사람들의 열띤 반응에 그 쾌거를 다시금 실감했다”며 “이같은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견디어 냈을 봉준호 감독과 출연진들에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며 잔잔하게 울려퍼졌던 당시 감동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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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김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