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 중 80% 이상이 매일 감기 증상을 호소하며 주치의를 찾는다. 누구나 흔하게 걸리는 감기가 왜 흔하게 발생하는지 이유와 전염경로, 생활 속 예방법까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 감기(common cold)는 독감(influenza)과 전혀 다르다.
감기는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된다. 감기에 걸린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하면 그때 분비되는 침이나 콧물로 인해 감기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중에 날아다니는 미세한 침거품을 비말(포말)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퍼져 남아있게 된다. 실내에서 테이블 위, 문 손잡이, TV 리모콘 등에 3시간까지 바이러스가 머물 수 있는데 만약 그 사이 누군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사물과 접촉한 후 바로 얼굴이나 코를 그대로 만지면 전염될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이다. 바이러스를 접촉한 손으로 입이나 코를 만진 순간부터 몸속 세포들로 감염이 되는 것은 채 15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감염된 경우 대부분 이틀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 바이러스는 주로 추운 날씨에 더욱 활발하게 활동한다. 특히 화씨 33-35도의 온도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잘 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심부보다 체온이 낮은 코속에서 바이러스 전염이 쉬운 편이고 그에 반해 무더운 여름에는 바이러스 전염이 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감기 증상은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피로감, 미열 등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은 보통의 경우 약을 먹지 않아도 10일 안에 사라진다.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게 되면 조금 더 빠르게 6-7일 안에 증상을 없앨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증상의 지속 기간과 심한 정도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감기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주치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감기 증상들이 오래 지속될 경우 또 다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감염에 더욱 위험해질 수 있어서 항생제를 이용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약 진료받으러 갈 시간이 없다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들을 써볼 수 있다. 가장 먼저 감기 몸살, 두통, 재채기를 줄여주는 약으로는 NSAIDS(Advil, ibuprofen) 종류가 있다. 그리고 콧물과 코막힘에는 Tylenol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타이레놀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심한 코 감기라면 비충혈제거제(코 스프레이, Sudafed)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는 또한 알러지약(allegra, zyrtec)과 함께 쓰면 증상의 정도과 지속기간을 감소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최근 나온 연구에 의하면 감기 증상에 도움을 주는 자연성분으로 징크와 유산균이 있다고 한다. 감기 증상이 발병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안에 징크를 하루 75mg 섭취하면 기침과 콧물 증상이 많이 좋아지는데 24시간이 지난 후에 섭취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리고 락토바실러스 카제이(Lactobacillus casei) 유산균을 3개월 이상 섭취하면 감기에 걸렸을 때 증상 기간은 평균보다 1.5일 정도 줄인다고 보고되었다.
만약 일반적인 감기약으로 치료가 안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바이러스 말고도 박테리아균에 감염에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는 반드시 바로 주치의를 찾아 항생제나 수액 주사를 맞는 등 필요한 치료를 적절하게 받아야 한다. 즉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만약 일반 감기가 아닌 독감(influenza)인 경우 반드시 Tamiflu나 Amantadine과 같은 항 플루바이러스약을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자주 그리고 꼼꼼하게 씻는 것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외출해서 돌아온 후, 여러 손잡이, 테이블, 컴퓨터 마우스, 리모콘, 의자, 컵 등을 만지고 나서 그리고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한 다음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사실 우리는 하루동안 수많은 것을 만지거나 접촉하는데 그에 비해 손을 씻는 데에 할애하는 시간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하루 평균 15-20분 이상의 시간을 비누로 손을 씻는 것에 할애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한 곳에 3시간 가량 머물 수 있으므로 생활 속 접촉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이 생각보다 쉽게 일어나게 된다. 손만 자주 잘 씻어도 감기에 걸리는 확률을 20-30% 정도 줄일 수 있다. 만약 화장실에 손을 씻는 비누가 없다면 알콜성 손 세정제를 사용하여 손을 닦도록 한다.
또한 주방 싱크대나 화장실 세면대, 식사 테이블 같은 곳은 하루 두번 이상 깨끗이 청소하도록 한다.
감기 증상이 있다면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마다 항상 코와 입을 막도록 하여 주변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평상시 면역력을 보다 강하게 키우려면 충분한 수면과 고른 영양 섭취, 그리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멀리 하고 항상 규칙적인 운동을 권한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이러한 생활수칙만 명심한다면 감기를 더욱 예방할 수 있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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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