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버즈 오브 프레이’(Birds of Prey) ★★★ (5개 만점)
▶ 만화 원작…캐시 얀 감독, 욕설과 잔인한 살인의 연속…공원서 펼치는 가공할 액션, 마고 로비 노래장면 볼 만
조커로부터 버림을 받은 할리 퀸은 무차별 폭력행위로 시름을 달랜다.
욕설과 상소리가 판을 치고 유혈 폭력이 난무하는 총천연색 난장판이다. 액션 팬들이 아우성을 치며 반길 영화이지만 얘기라고 간단한 플롯 하나 내 걸고 처음부터 끝까지 숨 돌릴 새 없이 액션이 벌어져 보자니 힘이 들 정도다.
만화 속 인물이 주인공인 이 영화가 여느 액션 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과 함께 나쁜 놈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킬러들이 다 여자라는 점이다. ‘여권 만세’ 영화인데 감독도 여자인 캐시 얀이다. 이 영화는 2016년에 나온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의 스핀-오프다.
재미있고 우스운 액션이 콩 튀듯하는 영화이긴 하지만 너무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사람의 얼굴 피부를 칼로 도려내고 “으드득 으드득”하면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는가 하면 육신이 세로로 두 갈래로 분리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육신의 모든 부분과 함께 총, 칼, 수류탄, 산탄총, 크로스보우 및 온갖 무기와 흉기가 동원돼 두들겨 패고 쏘고 찌르면서 여성 킬러들이 나쁜 남자들을 황천으로 보내는데 그 숫자가 족히 100여명은 된다. 물론 여성 킬러들도 남자들에게 얻어터지면서 죽을 고생을 하지만 쓰러졌다가도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 반격을 가한다.
주인공은 머리를 두 갈래로 뒤로 딴 할리 퀸(마고 로비가 짙은 화장을 하고 폭력을 즐기는 듯이 신이 나게 연기한다). 할리의 해설로 진행되는데 처음에 그의 이력이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다. 할리는 심리학 박사학위 소유자로 정신병동에 있는 조커를 상담하다가 그의 애인이 되면서 조커와 함께 범죄행각을 즐긴다. 그러나 할리는 조커에게 버림을 받는다.
무대는 고담 시티. 고독과 실연에 상심하는 할리는 과음을 하면서 롤러코스트 경기에 나가 라이벌들에게 닥치는 대로 폭력을 행사하고 바에 가서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질을 하고 화학공장을 폭파하면서 시름을 달랜다.
중심 플롯은 거액의 돈을 저장한 은행의 비밀 구좌번호가 새겨진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진행된다. 고담 시티를 말아먹는 새디스트 로만 사이오니스(이완 맥그레고가 신사복 입은 어릿광대처럼 군다)가 자기 오른팔 빅터(크리스 메시나)를 시켜 이 다이아먼드를 소유한 중국인 마피아 가족을 살해하고 탈취한다. 이 것을 아시안 고아 소녀 날치기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코)이 슬쩍하면서 로만이 카산드라 체포에 5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건다.
이에 자기가 저지른 폭력으로 인해 로만을 비롯해 무수한 적들로부터 쫓기고 있는 할리가 로만에게 카산드라를 잡아다 바칠테니 자기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협상을 한다.
여차여차해 할리의 카산드라 추적에 동참하는 여자가 각기 배경과 과거가 다른 세 여자. 지나치게 정의감에 불타는 형사 르네 몬토야(로지 페레스)와 고음을 토해내면 그 입김이 태풍의 위력을 지닌 가수 블랙 카나리(주니 스몰렛-벨) 및 크로스보우를 사용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헌트리스(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야단스런 액션 후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액션이 벌어지는데 마지막 폐쇄된 위락공원 ‘부비 트랩’에서 자행되는 액션이 장관이요 가관이다. 영화는 가끔 현실을 떠나 환상으로 넘어가는데 할리가 이 환상 속에서 마릴린 몬로가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 한다’에서 부른 노래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최고의 친구’를 부르는 장면이 섹시하고 멋있다.
R등급. Warner Bro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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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