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울울창창한 계곡, 기암준봉… 원시의 비경이 예런가

2020-02-07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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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Mt. Smith (5,111’)

울울창창한 계곡, 기암준봉… 원시의 비경이 예런가

Smith Mountain 하산길의 동쪽 전망.

울울창창한 계곡, 기암준봉… 원시의 비경이 예런가

Twin Peaks 정상에서 줌렌즈로 찍은 Smith Mountain과 Triplet Rocks.


울울창창한 계곡, 기암준봉… 원시의 비경이 예런가

등산시작점의 정경.


울울창창한 계곡, 기암준봉… 원시의 비경이 예런가

등산로변에 피어있는 ‘Indian Pink’.



지난 2014년 10월10일에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포모나 인근인 San Dimas를 방문했었다. Frank G. Bonelli Regional Park에서 150여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LA 지역에 있는 San Gabriel Mountains 의 56%에 달하는 346,177 Acres(약 540 평방마일)의 넓은 지역을 ‘National Monument’로 지정하는 서류에 지정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서명하고 연설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곳 San Gabriel Mountains의 역사는 미국의 역사입니다. ‘위대한 서부’를 탐험해 냈던 수많은 이 땅의 원주민들과 스페인의 미션들, 식민지를 일구고 목장을 일구어 낸 사람들, 또한 상인들과 지주들의 역사이며, 황금의 꿈을 좇아 나섰던 탐광자들, 새로운 생활의 터전을 찾아 나섰던 정착민들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는 지금도, 우리나라 제2도시를 이루는, 가장 역동적이고 다양한 커뮤니티들을 통하여, 바로 이곳 San Gabriel Mountains 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 San Gabriel Monument 의 입구가 되는, San Dimas 에서 행한 대통령 연설의 일부이다.


San Gabriel Mountains 란 LA 지역의 등산인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곳으로, 이는 동으로는 15번 Fwy, 서로는 5번 Fwy, 남으로는 Pasadena, Monrovia, Azusa, Upland 등의 도시지역을, 북으로는 Palmdale, Phelan에 이은 Mojave사막을 경계로 하여, 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 총면적은 960 평방마일)에 걸친 산악지역을 말한다.

이 San Gabriel Mountains 는, 거대도시 LA의 매우 매력적이고 자랑스런 뒷 산맥이라고 하겠는데, 이곳에서 운전거리 90분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1500만 명이 넘고, 1년에 400만 명이 직접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 San Gabriel Mountains는 이곳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식수의 30%를 공급해주는 소중한 식수원이며, LA 지역이 누구나 부러워하는 살기 좋은 지중해성 기후가 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또 많은 동물과 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될 뿐만 아니라, 8000년 또는 그 이상의 옛 인류의 유적지만도 600 곳 이상이나 남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일찍부터 이 San Gabriel Mountains 에는 ‘Wilderness’라는 자연보호구역 네 군데를 지정하여 특별히 관리를 해오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1968년에 지정한 36,118 Acres 에 이르는 San Gabriel Wilderness 이다.

이 San Gabriel Wilderness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3개의 등산루트가 애용되고 있다.

Bear Creek Trail : 전장 11마일로, Azusa지역을 지나는 39번 도로의 Mile-marker 28지점에 있는 West Fork를 따라 서쪽으로 1마일을 들어가서 West Fork 의 북쪽 천변의 Trailhead에서부터 39번 도로의 Mile-marker 32.14의 Trailhead 까지를 말한다.

Mt. Waterman Trail : 전장 10마일로, 2번 도로의 Three Points 에서 Mt. Waterman 서쪽 기슭을 통해 2번 도로의 Buckhorn 까지인데, 중간에 있는 1마일 길이의 Twin Peaks까지의 Side Trail을 포함한다.


Devil’s Canyon Trail : 2번 도로에서 Devil’s Canyon을 따라 남쪽으로 물길을 따라가며 Canyon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4마일 구간인데, 다시 그대로 되돌아 나와야 하는, 끝이 막힌 등산로이다.

오늘은 이들 3개의 등산루트 중에 가장 동쪽에 있는 Bear Creek Trail 구간을 경유하는 Mt. Smith를 소개한다.

왕복 7마일에 순등반고도는 1830’이고, 5시간정도가 소요되는 어렵지 않은 루트이나, 험준한 San Gabriel Mountains 안에서 가장 잘 간직되고 있다는 원시의 비경을 대할 수 있는 특별한 코스이다.

가는 길

Fwy 210의 Azusa Exit으로 나와 3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8마일을 가면 시가지가 끝나고 산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에서 다시 15.3마일을 더 가면, 도로변에 꽂혀있는 Mile-marker로 32.14 지점이 되면서, 왼쪽 편으로 화장실이 있는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주차한다. Coldbrook Campground(Mile-marker 32.5)에는 0.4마일쯤 못 미친 곳이고, Crystal Lake Recreation Area 입구에는 약 7마일 못 미친, 해발고도 3280’인 지점이다.

등산코스

조그마한 화장실건물 바로 오른쪽에 Bear Creek Trail 입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 등산로 입구에서 Mt. Smith의 정상을 볼 수 있는데, 지금 지나온 39번 도로의 남쪽을 보고 섰을 때, 바로 정면에 보이는 산줄기의 맨 오른쪽 최고봉이 오늘의 산행목표인 것이다.

등산로는 잔잔한 흙길이면서 경사가 완만하므로 걷기에 편하다. 크게 보면, Mt. Islip으로 부터 남쪽으로 내려오는 산의 혈맥이, Crystal Lake을 지난 후, Mt. Smith에 이르기 직전에 높이 솟구친 무명의 봉우리(5470’ 봉이라 칭하고자 함)의 허리를 감싸고 돌며 나아가는 형국이다.

남쪽을 향한 산비탈들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창궐해 있는 식물이 눈에 띈다. 바싹 마른 작은 꽃망울들을 다닥다닥 달고 있는 California Buckwheat 으로 산불이 난 뒤에 가장 빨리 회복되는 식물이며, 양봉가들이 반기는 야생 꿀의 중요한 소스이기도 하다.

가끔씩 왼쪽으로 보이는 Mt. Smith의 정상부위가 거대한 피라밋인양 뾰쪽하게 솟아있어, 마지막 등정구간의 산행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대략 1시간여가 지나면 등산로 오른쪽의 길섶에 2마일지점임을 알려주는 표지말뚝을 만난다. 뒤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계곡과 Crystal Lake 및 Hawkins Ridge 쪽에서 흘러 내리는 줄기와 계곡들이 자못 유장하고 아름답다. 이 계곡들을 흘러서 모아지는 물이 North Fork 일 것이고, 머잖은 곳에서 West Fork 과 합류되어진 후, 곧 다시 East Fork 과 합수되어짐으로써 결국 San Gabriel River를 이루어, Azusa쪽의 댐들에 저수되어지는, 우리들의 주요 식수원의 하나가 되는 물길이다.

뒤쪽으로는 Hawkins Ridge의 연봉들이 그 우직한 근육질의 몸채를 자랑한다. 등산로가 통과하게 되는 움푹한 계곡에는 한 무리의 Sycamore 들이 계곡을 풍성하게 메우고 있어, 매마르고 척박한 산자락에 한바탕 촉촉한 오아시스의 청량감을 자아낸다.

5분여를 더 나가면 이제 북쪽의 5470’봉과 남쪽의 Mt. Smith의 경계인 Saddle(4240’)에 이른다. 등산시작점에서 3마일거리의 능선에 오른 것인데, 이제야 비로소 열리는 서쪽의 경개는, 울울창창한 계곡과 기암준봉의 산줄기들로 감탄성이 절로 난다. 과연 원시의 비경이라고 부를 만큼 아름답고 신비롭다. San Gabriel Wilderness 의 그윽하고도 현란한 경치를 즐기고 숨도 고를 겸 잠시 쉬어 가자.

Mt. Smith의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여기서, 직진으로 계곡을 향해 내려가는 Bear Creek Trail을 벗어나, 아마도 말 고삐를 매어두라고 만들어 놓은 나무말뚝을 지나, 왼쪽으로 난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야 한다. 멀리서는 피라밋처럼 정삼각형으로 보이던 정상부의 밑면쯤에 와있는 셈인데, 이 Saddle에서 불과 반마일 미만의 짧은 거리에 870’의 순등반고도가 되니, 가파르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아마도 저 멀리 보이는 Twin Peaks의 동봉정상을 오르는 구간을 방불케 하는데, 다행히 거리가 짧고 트레일 상태도 좋으며 위태롭게 느껴질 만한 구간은 없다.

보통은 30분이 채 안되어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은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30평 내외의 편안한 평지로, 몇 그루 키 낮은 Manzanita가 가장자리께로 나있다.

정상 중앙에 1930년에 행한 미 정부의 지형조사 표지인 Benchmark가 있는데, ‘HEADLEE’라고 이곳의 식별명을 찍어 놓았다. Mt. Smith라는 이 산의 이름은 초기에 San Gabriel Canyon의 Miner였던 Bogus Smith에서 비롯된 것이라는데, 아마도 1930년보다는 더 후에 붙여졌었나 보다.

정상에서 보면, 이 산이 세 갈래 줄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겠다. 우리가 지나온 Saddle 의 북쪽줄기와 서남쪽으로 뻗어가는 줄기, 남쪽으로 뻗어가는 줄기가 그것이다. 동서남북 사방의 전망이 탁월하다. 오직 남쪽만은 멀리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지형이나, 잔잔한 산줄기 너머로 이내인지 바다인지 구분키 어려운 흐릿한 자취가 유현하고, 나머지 3면은, 가까이 또는 멀리 20개가 넘는 숱한 식별 가능한 산들이 이곳 정상을 보호하듯 둘러싸고 있다.

서쪽으로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는 Twin Peaks의 동봉이고, 그곳에서 이쪽으로 흘러내리는 험준한 산줄기의 중간쯤에 큰 바위덩이 3개가 한 곳에 모여있는 곳이, 이 San Gabriel Mountains 또는 남가주에서 가장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Triplet Rocks(6160’)이다. 우리들이 익히 아는 Twin Peaks정상(동봉)에 오른 후, 남동쪽으로 뻗어 내리는 줄기를 따라 단지 3.2마일을 내려가는 곳인데, 필자의 경우 왕복 6.4마일의 이 구간 산행에만 13시간 40분이 걸렸었다. 이 Triplet Rocks를 등산하려면, 가족을 위해 미리 생명보험금을 상향조정해 놓을 것을 적극 권한다는 우스갯 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이 촉박하지 않다면, 이 Smith Mountain 정상에서 서남쪽으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서봉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Manzanita 와 Chamise 가 푸르게 우거진 관목 숲을 헤치며 가고 오는 도중의 전망이나 운치는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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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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