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씨 ‘뉴욕 백년 식당’출간
▶ 발품 팔며 직접 발견… 숨은 보석같은 식당 총 29곳 소개
뉴욕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구혜란씨가 100여 년간 같은 자리에서 도시의 역사를 목격한 식당의 이야기를 담은 ‘뉴욕 백년 식당’(사진)을 니케북스에서 출간했다.
책에서는 술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미국 독립운동의 근거지 ‘프런시스 태번’(1762)과 뉴욕 요식업의 새 장을 개척한 고급 레스토랑 ‘델모니코스’(1837), 피로 물든 골목에서 전통을 지킨 중국 얌찻집 ‘남와 티 팔러’(1920), 마피아들이 모이던 이탈리안 제과점 ‘카페 로마’(1891), 참을 수 없는 빵공장의 향기 ‘패리시 베이커리’(1903), 뉴욕 피자의 아버지, 아니 할아버지 ‘롬바디스’(1897) 등 총 29곳의 식당(440쪽)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식당은 구혜란씨가 공간과 시각의 미를 추구하는 디자이너로서, 뉴욕의 문화를 온몸으로 즐겨온 뉴요커로서, 40여 년간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직접 발견해낸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식당마다 품고 있는 역사와 그곳에 얽힌 크고 작은 추억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뉴욕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시간의 미감을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와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식당 및 음식 사진도 풍성하게 수록돼 있어 뉴욕 백년 식당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역사가 오래된 식당들이 많은 로어 맨하탄에서부터 출발해 로어 이스트 사이드를 지나 그리니치 빌리지와 이스트 빌리지를 거쳐 미드타운과 업타운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발걸음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뉴욕을 거니는 뉴요커가 돼 있을 것이다.
구혜란씨는 “맨하탄의 노포들을 소개하며 함께 미국 문화와 그들의 변천사를 통해 짧게나마 뉴욕의 역사를 담아 보았다”며 “100년이 넘는 긴 시간을 통해 볼 수 있는 그들의 삶은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아니면 얼마나 같을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혜란씨는 홍익대학교와 FIT에서 산업 및 실내 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재 뉴욕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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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