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집 마련 열정만큼 걱정거리도 많은 밀레니얼

2020-02-06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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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금 대출에서부터 결혼 상대자까지 다양한 고민

내 집 마련 열정만큼 걱정거리도 많은 밀레니얼

젊은 세대는 주택 구입에 대한 높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에 대한 여러 걱정 거리를 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AP]

내 집 마련 열정만큼 걱정거리도 많은 밀레니얼

학자금 대출 부담으로 주택 구입 시기가 지연된 밀레니엄 세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AP]


주택 시장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주택 시장 회복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엄 세대의 내 집 마련 과정은 부모 세대와 다른 점이 많다. 천정 부지로 치솟은 집값은 둘째 치고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까지 안고 주택 구입에 나서야 하는 것이 밀레니엄 세대가 처한 주택 구입 현실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이 어느 세대보다 높지만 그만큼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도 많은 세대가 바로 밀레니엄 세대다. 모기지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TD 뱅크가 올해 생애 첫 주택 장만 계획을 갖고 있는 23세~38세 사이 밀레니엄 세대 약 8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걱정거리에 대해서 들어봤다.

■ ‘학자금 대출, 직장 안정성, 결혼 상대자’ 등 다양


TD 뱅크 첫 주택 구입자 보고서에 따르면 약 68%에 해당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지금이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약 52%은 인터넷 매물 검색 사이트 등을 통해 이미 미래의 집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매물 검색을 실시 중이라고 답했다.
주택 구입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약 75%에 해당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주택 구입 과정이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는 다양했다.

절반이 조금 넘는 밀레니엄 세대는 주택 구입지로 생각하는 지역에서의 직업 안정성이 걱정돼 주택 구입이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약 57%는 현재 경제 상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약 47%는 올해 있을 대선 결과가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주택 구입 결정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약 35%에 해당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결혼 예정자와의 관계가 주택 구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도 답했다.

밀레니엄 세대가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가장 힘든 점으로 공통적으로 꼽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이었다. 세대 구분 없이 최근 20년 사이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 중 약 40%는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으로 인해 주택 구입 시기가 지연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 높은 열망과 반대로 준비는 부족

향후 12개월 이내 주택을 구입하겠다고 답한 밀레니엄 세대가 대부분이었지만 주택 구입에 필수인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을 시작한 비율은 고작 약 52%에 불과했다. 모기지 대출 승인을 좌우하는 크레딧 리포트를 점검했다는 비율도 약 53%로 매우 낮았다.

그나마 약 42%는 주택 구입을 위한 예산 수립을 시작했고 약 30%는 모기지 대출 기관을 통해 상담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릭 벡텔 TD 뱅크 주택 융자 부문 책임자는 “융자 기관과 상담을 거치지 않고 첫 주택 구입을 시작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많다는 것이 걱정스럽다”라며 “융자 전문인을 통해 모기지 대출 과정, 주택 구입 비용, 예산 수립 절차 등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부동산 매체 하우징 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 구입 포기하고 속 편한 임대 선택도 많아

나날이 치솟는 주택 가격에 대한 밀레니엄 세대의 고민도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시 다운페이먼트 마련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비율이 높았지만 치솟는 집값 때문에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적지 않았다. 약 36%에 달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현재 주택 가격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천정부지로 오르는 주택 가격 때문에 아예 구입을 포기하고 임대를 즐기고 있다고 답한 밀레니엄 세대도 약 17%나 됐다. 벡텔 책임자는 “밀레니엄 세대는 개인 인터넷 기술 발전, 주택 시장 침체 경험, 임대 시장 규모 성장 등 다소 특이한 시기를 경험한 세대”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에 다양한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 주택 시장 침체에 대한 두려움 여전

주택 시장 침체가 발생한 2008년 대부분의 밀레니엄 세대가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약 67%가 주택 시장 위기 상황이 익숙하다고 답했으며 약 55%는 당시 부모가 주택을 잃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시장 침체를 경험한 밀레니엄 세대 중 약 47%는 주택 구입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고 약 70%는 주택 시장이 취약하다며 주택 시장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주택 시장 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약 85%에 달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첫 주택 구입 시 부모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 부모님이 주택 구입 ‘롤 모델’

한편 이번 조사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첫 주택 구입에 부모의 역할이 매우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부모가 자녀의 주택 구입 시 여러 형태로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다운페이먼트 지원(약 33%) 방법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클로징 비용 지원(약 20%), 월 모기지 페이먼트 지원(약 17%), 모기지 대출 서류 보증(약 9%) 등의 방법으로도 자녀 주택 구입을 돕고 있었다. 부모로부터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주택 구입과 관련된 조언을 정기적으로 상의한다는 밀레니엄 세대도 약 37%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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