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물간 비디오 게임기·게임팩에 수집가들 몰려
독일 베를린의 독일기술박물관에서 열린 빈티지 컴퓨팅 페스티벌에서 방문객들이 닌텐도 패미컴으로 고전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사진AP=연합]
희귀본 만화책이나 동전 등에 이어 한물간 비디오 게임기와 게임팩에도 수집가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단돈 몇십원짜리 야구 카드와 만화책에 수십 년 뒤에 억대의 가격표가 붙는 현상이 게임 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1980년대 닌텐도가 출시한 패미컴이다. 올해 3월부터 게임기와 게임팩 투자에 나섰다는 한 수집가는 미개봉 상태의 패미컴 게임팩 한 개를 1,500달러에 사서 1만2,000 달러에 되팔았다고 전했다. 희귀본 게임팩은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캡콤이 1987년 북미 시장에서 발매한 패미컴용 게임 메가맨(일본명 록맨)의 미개봉 게임팩은 최근 경매에서 7만5,000달러에 낙찰됐다.
올해 초에는 패미컴용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미개봉 게임팩이 10만 달러가 넘는 금액에 팔렸다.
오래전부터 이런 게임팩을 수집해 온 사람들은 비디오 게임이 일종의 예술이란 사실이 드디어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런 현상을 반기고 있다.
물론 투자 목적으로 미개봉품을 사 모으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 가치를 인정받을 품목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컨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경우 전 세계에서 무려 4,000만개의 게임팩이 판매됐으며 고가에 팔린 게임팩은 희귀본인 ‘블랙박스’ 시리즈였다.
포틀랜드에서 게임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조시 햄블린은 “사람들이 와서 미개봉된 것이면 뭐든 사려고 해 ‘이건 희귀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