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건물에 어떤 사람들이 살죠?

2020-01-23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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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전트가 답변해서는 안 되는 질문들

이 건물에 어떤 사람들이 살죠?

에이전트는 차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야 한다. [AP]

고객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답변해야 하는 것은 부동산 에이전트의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마치 ‘인생 상담자’처럼 주택 구입 절차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해 줘야 한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답변을 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다. ‘공정 주택 거래법’(Fair Housing Act)에 저촉되는 내용을 고객과 상의했다가 벌금 또는 자격 취소 등의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부동산 에이전트가 답변해서는 안 되는 질문을 정리했다.

■ 어떤 사람들이 이 건물(동네)에 살죠?


부동산 에이전트는 주택 거래 시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답변할 수 없다. ‘어떤 사람’에는 인종은 물론 혼인 여부, 연령, ‘가족 상황’(Family Status), 경제적 지위, 성별 등 매우 다양한 정보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 건물에 ‘가족 단위의 거주자가 살고 있다’ 또는 ‘독신 거주자가 대부분이다’라는 답변이 공정 주택 거래법에 위반될 수 있는 답변이다.

이런 식의 답변이 답변 내용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차별적인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또 고객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몰아갈’(Steering) 수 있기 때문에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는 답변이다. 고객의 차별적인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답변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고객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 대신 고객이 직접 파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동네에 일정 시간 동안 머물면서 동네 분위기를 파악해보라고 조언하는 방법 등이 해당된다.

■ 아이들 키우기에 적합한 지역인가요?

집을 고를 때 자녀가 있는 바이어라면 누구나 자녀 성장 환경이 최우선 조건이다. 그래서 에이전트에게 아이들 키우기에 좋은지라는 질문을 흔히 던진다. 이 같은 질문에 무심코 대답했다가는 주택 공정 거래법에 저촉돼 의도치 않게 불이익을 당하기 쉽다. 현재 가족 상황으로 인해 특정 계층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건물을 보러 다니면서 관리 사무소 측에 자녀를 둔 다른 세입자가 많은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질문 역시 공정 거래법에 위배되는 질문이다. 어떤 가족들이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파트 단지 내를 오가는 세입자를 유심히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 또 아파트 내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으로 답변을 유추해볼 수 있다. 단지 내에 어린이용 놀이터 시설이 있다면 어린 자녀를 둔 세입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이 동네 안전한가요?

안전하지 않은 동네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 주택 조건과 함께 지역 안전도를 챙기는 바이어가 많다.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안전한 동네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무작정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이야기했다가는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바이어들이 생각하는 안전도에 대한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의 답변만 믿고 주택을 구입했는데 기대했던 안전도에 미치지 못하면 책임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가장 좋은 답변 방법은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다. 지역 경찰국이나 기타 지역 정보 웹사이트를 알려주고 고객이 직접 안전도와 관련된 지역 정보를 검색한 뒤 결정을 내리도록 조언하는 것이 좋다.

■ 학교는 어떤가요?

자녀를 둔 바이어라면 학군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자녀가 없는 바이어도 학군이 주택 시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군 정보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는 학교 및 학군과 관련된 질문에 쉽게 답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에이전트가 제공한 답변이 고객의 질문 의도와 달리 차별적인 결정을 내리는 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단순히 학업 성적과 같은 교육 정도를 알고 싶어서 질문했지만 에이전트가 학교 인종별 구성이나 이에 따른 졸업률 등과 같은 정보를 전달했을 때 공정 거래법에 위반되는 경우다. 학교와 관련된 정보 역시 고객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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