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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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나목

2020-01-22 (수) 한 다니엘/ 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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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아침 해 유난히 흐르는
그 초연한 색채의 맑은 아침

바람은 능선에 누워서
아름다운 선율처럼
나뭇잎을 흔든다

이것은 청산에 고요한 고백의 숨소리


나무는 벗은 몸으로 제살을 드러내고
휘이익-나무의 휘파람 소리 장막은
얼음 조각 돌풍 바람을 밀쳐낸다

응달진 겨울산 추위를 견디는 것은
여름내 키워온 잎들을 땅밑에 묻어두고
함께 호흡하기 때문이려니-

세차게 몰아 부치는 바람 줄기는 채찍이 되어
마른 나무 껍질은 석수장이 돌조각 깨져 나가듯
날아간다

줄긋고 지나간 실바람에도
요란스레 떨어대는 나뭇잎새
그래서 사시나무라는 이름 하나
덤으로 챙기고.

겹겹 허물 벗겨져 속살 드러나
쑥스럽지 않은 하얀 부끄러움

백양나무

<한 다니엘/ 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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