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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를 부모처럼’ SF여래사 광전 스님

2020-01-16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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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를 부모처럼’ SF여래사 광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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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여래사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없다. 개원 때부터 약 30년간 샌프란시스코에 있다가 지금의 샌브루노로 옮긴 뒤 다시 10년가량 흘렀다. 올 10월이면 개원 40주년이다.

창건주 겸 초대주지 설조 큰스님이 경주 불국사 주지, 조계종 개혁의회 수석부의장, 종단개혁 원정투쟁 등으로 ‘자주 그리고 오래’ 여래사를 비우는 동안 ‘길게 혹은 짧게’ 주지 소임을 맡은 스님들은 거의 다 ‘원’자 돌림의 설조 큰스님 상좌들이었다. 수원 스님, 소원 스님, 승원 스님, 석원 스님, 효원 스님 등이다. 그중 소원 스님은 UC버클리 박사과정 재학 중 수원 스님의 뒤를 이어 여래사 주지를 맡으면서 본래의 법호(동호) 대신 원자 돌림 법호를 새로 받았다.

현 주지 광전 스님은 예외다. 재작년 늦가을~초겨울에 “이번 한철 안거가 끝날 때까지” 내지 “새로운 적임자를 찾으실 때까지” 단서를 달고 처음 여래사 주지대행을 맡을 때도 광전 스님이었고, 작년 1월에 정식주지가 됐을 때도 광전 스님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2019년 2월21일자(인터넷기사로는 2월20일자) 본보 인터뷰에서 소개됐듯 광전 스님은 청정수행의 본보기 청화 큰스님 상좌다. 여래사나 설조 큰스님과의 인연은 길지 않다. 그런데 여래사 주지소임을 맡게 된 뒷얘기도 위 인터뷰에 담겨 있다.

중고교 시절 청화 큰스님 관련 불교학생회(금륜회)에서 활동하고, 그분 아니면 출가를 안했을지 모른다 할 정도에다 행자시절부터 10년간 은사스님을 지근거리에서 시봉한 광전 스님이 은사스님의 서원이 서린 카멜 삼보사도 아니고 남가주 배닝의 금강선원도 아니라 설조 큰스님의 여래사에서 대행포함 주지소임을 15개월간 맡은 소회는 어떨까. 11일엔 전화로, 12일엔 여래사를 찾아 물었다. 늘 그렇듯 스님의 대답은 소탈했다.

‘신도를 부모처럼’ SF여래사 광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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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별게 있겠습니까. 우리 신도님들 마음 편하시게 도와드리는 것이 제 소임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객지에서 생활하시는 것만 해도 보통 힘드신 게 아닌데, 거시게. 일주일에 하루라도 절에 오셔서 다른 분들과 안부도 나누시고 공양도 하시고, 그러시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하시도록...”

새해 계획을 묻는 말에도 스님은 거의 비슷한 답을 내놨다. 그래선지 스님에게는 듣는 귀가 늘 열려있고 신도들을 부모 모시듯 가족 대하듯 한다는 찬사가 따른다. 당초의 인터뷰 계획 대신 화제는 꼬리를 물며 이리저리 넘나들었다. 청화 큰스님의 은사인 금타 화상에 관한 비화, 과학과 불교, 고려 조선 일제시대의 불교, 일본 전국시대 및 막부시대 불교 이야기 등등등. 성륜사 주지, 광륜사 주지, 백운암 주지, 백양사 주지대행, 교육원 연수국장과 사서국장, 총무원 총무국장, 원로회의 사무처장, 중앙종회의원 등 주요경력 때문에 행정승(사판승/事判僧)으로 인식되기 쉬운 것과는 달리 광전 스님은 넓은 주제에 대해 깊은 지식(의 일단)을 풀었다, 일요법회 뒤 피자 점심공양(사진)을 마치고 돌아가는 신도들을 일일이 배웅하느라 중간중간 자리를 떴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학승 같으시네요.”

“어떡하다 행정 일을 많이 맡게 됐지만 공부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실은.”

며칠이 멀다 하고 미국 내지 서구의 명상붐에 관한 기사가 뜬다. 그걸 두고 혹자들은 불교적 참선과 혼동하여 불자로서의 긍지 내지 불교의 우월성을 포장하는 도구로 쓰기도 한다. 스님은 달랐다. 여기서도 은사스님이 인용됐다.

“명상은 다른 종교에도 있지요. 불교에서 말하는 참선과는 다릅니다... 은사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미국 등 서구의) 명상은 대개 마음의 안정,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하지만 참선은 해탈이 목적입니다. 겉은 비슷해도 목적이 다르면 다른 거지요.”

이번 인터뷰 훨씬 이전에, 광전 스님 부임이후 좋아하는 신도들의 분위기와 종전의 경력 때문에 종단에서 스님을 언제까지 북가주에 머물도록 놔줄 것 같지 않다는 기자의 어림짐작을 전했을 때 광전 스님은 “적임자가 있으면 언제든지 물러날 것”이며 “종단정치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정태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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