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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증상과 조기 진단

2020-01-14 (화)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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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전문의의 건강칼럼]

폐암은 미국 내에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암이며 여성 유방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암이다.

폐암 진단을 가장 많이 받는 연령대는 68-70세로 폐암의 원인은 대부분 담배로 인한 것으로 본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 이상 높아진다. 직접 흡연뿐 아니라 간접 흡연 또한 폐암의 발병 확률을 어느 정도 증가시켜 흡연자의 가족인 경우 일반인보다 1.3배 가량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담배연기만으로도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만 다른 요인과 같이 결합하면 더욱 위험해진다. 예를 들어 수돗물에 들어있는 비소(Arsenic)와 같은 중금속 물질을 섭취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3배로 높아진다. 그리고 담배를 현재 끊었다고 해도 과거에 흡연 경력이 있다면 여전히 일반인에 비해 폐암 발생 리스크가 3배에서 9배 정도로 높다. 금연을 한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사실상 폐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진단을 받을 때 쯤에는 증상이 하나 둘 나타나게 된다. 여러 증상들 중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량과 같이 구분하기 힘든 일반적인 증상도 많이 있다. 암이 전이되기 전에는 기침, 가슴통증, 호흡곤란, 객혈과 같은 증상이 주로 있고, 전이된 후에는 폐에 물이 차는 흉수, 쉰 목소리, 연하곤란, 뼈 통증, 골절, 만성두통, 발작 등의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필자의 오랜 환자 중 60대 중반 남성 환자분께서 어느날 소화가 잘 안 되고 윗배가 살살 아프다고 진료실을 찾아오셨다. 위산역류 증상이 있어 약을 처방하였고 증상이 조금씩 호전되었다가 약간의 헛기침이 시작되어 다른 약을 추가로 처방하였지만 기침이 계속되어 흉부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추천하였다. 환자분은 오래전에 담배를 끊었던 분이었는데 증상만으로는 폐렴이나 기관지염과 같이 흔한 폐질환 정도로 예상했지만 엑스레이 결과 1cm 정도의 희미한 부분이 발견되었다. 작은 사이즈에 불분명한 모양이었지만 약간의 의심이 생겨 환자분에게 흉부 CT 촬영을 권했고 여기서 종양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하게 되었다. 환자분께서 석달 동안 8-10lbs 정도 체중이 빠졌다는 것을 엑스레이 촬영 이후 말씀하였는데 사실 그 정도는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감량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폐암의 증상이기도 하다. 조직 검사 결과 초기 폐암이 확진되어 환자분은 현재 종양 제거 수술 후 항암치료을 잘 받고 있다.

만약 이 환자분처럼 엑스레이 상 종양이 발견되었거나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우선 혈액검사를 해봐도 좋다. 어떤 폐암들은 고칼슘혈증, 저나트륨혈증으로 나타날 수 있고 간 또는 신장으로 전이된 암은 간수치나 콩팥수치에 변화를 나타낸다. 흉부 엑스레이보다 정확한 폐검사는 흉부 CT검사이다. 이후 정밀 조직검사로 폐암 진행도를 볼 수 있는 임상병기와 방사선 또는 항암치료 등 알맞은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폐암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면 소세포폐암(small lung cell cancer)과 비소세포암(non-small cell lung cancer)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 비소세포암은 선암(40%), 편평상피암(25%), 대세포암(10%) 세 가지로 다시 나눠진다. 폐암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수술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등 각각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몇 가지를 병용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흔하다.

폐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잘 아시다시피 금연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담배를 끊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금연에 성공해야 한다.

흡연자의 경우, 특히 30년 이상 흡연한 경우 저선량 비조영 폐 CT(low dose non-contrast CT lung screening)를 먼저 찍어봐야 한다. 이는 United States Prevention Task Force(USPTF)에서 추천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매년 주치의를 통해 정기 검진을 하면서 암검사를 받아야 한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 근무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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