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넌트 삶을 고려한 신개념 다세대 주택

2020-01-09 (목) 해리 정 드림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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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넌트 삶을 고려한 신개념 다세대 주택

해리 정 드림부동산 부사장

관리하고 있었던 24유닛 아파트의 온사이트(on-site) 매니저로부터 아침 일찍 연락이 왔다. 40여년을 같은 유닛에서 살고 있는 테드 할아버지가 새해가 되었는데도 렌트비를 내지 않아 확인하기 위해 유닛을 방문해 보니 아파트 안에서 돌아가신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테드는 전역 군인이었다. 테드는 평소 자녀들도 없고 친척도 동부에 살고 있다 보니 아파트에서 혼자서 쓸쓸하게 죽고 나서 한참 만에 발견되는 것을 제일 두려워했다고 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메시지나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이메일로 보내는 법을 열심히 배워서 일주일에 몇 번씩 필자에게 보내왔던 것이 언뜻 생각이 났다. 수 많은 이메일 중의 하나로만 여겨왔었는데, 그것이 ‘내가 아직 살아 있다’라는 확인 메시지를 매일 전달해 주었던 것이었음을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몇 일 전 필자한테 마지막으로 보낸 동영상을 뒤늦게 열어 보았더니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전역군인들을 위한 200여스퀘어피트의 작은 주택 단지에 관한 영상이었다.

세입자들의 희망과는 달리 새해에도 집값은 아직도 계속 오르고 있고, 아파트 렌트비도 떨어질 줄 모른다. LA시의 경우 년 4% 렌트컨트롤 대로 오르고 있다. 다세대 주택 투자자들의 최고의 시나리오는 싼 가격에 유닛을 구입해서 높은 렌트를 받고 최소한의 관리비용을 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같은 수익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세입자들에게 최고의 거주환경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이 또한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입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건물 관리를 해 주는 집주인은 많지 않다.


수 많은 삶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거주 유닛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투자자들의 세입자들에 대한 인식이 명확히 아파트의 모습에 고스란히 반영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섹션8(Section 8) 세입자를 받아 들이는 아파트를 운영하려면 잦은 실내 설비의 고장과 파손으로 인해 시간과 비용이 들어도 세입자들을 지지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상가투자가 맞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거주용 유닛에 투자만 고집하시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 방 하나 또는 스튜디오 위주의 아파트들이 많이 건축이 되고 있다. 렌트 수요도 높고, R4 조닝의 경우 400스퀘어피트 당 1 유닛을 지을 수 있으므로 훨씬 더 많은 유닛 건설이 가능하다. 이렇게 혼자 또는 두 명이 단독으로 아파트에 살려고 하는 수요와 공급이 높아지는 분위기에 세입자들에게 가족과 같은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회적인 의미까지 고려되면서 화려하고 넓은 공동 부엌에서 요리사가 저녁을 제공해 주고 세입자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아파트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조닝에 맞는 단독주택 모양의 방이 많은 집에 보딩하우스 CUP를 받아서 청소와 식사를 제공하는 가정부 한 명을 두고 10명에서 20명에게 가족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형태의 거주공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투자가 된 주거 형태이다.

건물주가 빈 아파트를 이용해서 에어비앤비를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방 3개 유닛에 3명 또는 그 이상의 그룹 이름으로 임대 계약을 맺는 경향을 LA 타운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들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마루, 화장실, 부엌 등 큰 돈을 안들이고 오래된 유닛을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므로 이미 업그레이드가 잘된 유닛을 높은 가격에 구입하기 보다는 3 베드 한 유닛에 3개의 파킹을 제공할 수 있는 파킹장이 넓은 유닛이 나중에 더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

LA시는 새로 신축하는 아파트에 저소득층에 일정 유닛을 제공하는 대가로 개발업자에게 주택 유닛 수와 용적률 보너스를 제공해 왔다. 작은 규모의 개인 다세대 주택 건물주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세입자가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보다 진지하게 접근해서 렌트 수익을 창조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문의 (213) 626-9790

<해리 정 드림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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