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치주병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이 매우 높아져 있다. 옛날 분들은 치아 사이에서 바람이 분다 하여 풍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는 환자분들께 좋은 비교는 아니겠으나, 중풍의 풍이 오는 것처럼, 치아에도 풍치가 오면 고치기 어렵다고 빗대어 말하곤 한다.
왜 고치기 어려운가? 치주염이라고 부르는 잇몸병은 잇몸에만 염증이 국한되는 치은염에서 더욱더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아주 심하게 치주염이 진행되어 환자분들이 인식하게 되기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껏해야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입안이 좀 텁텁한 정도이며 감각이 예민한 분들이라고 해야 치아가 힘을 못 받나 하는 의심이 드는 정도일 경우가 많다.
치아를 보호하는 잇몸의 방어벽은 두 단계로 되어 있다. 첫 번째는, 치아의 머리부분과 뿌리부분의 경계선부분에 있는 치은의 섬유(gingival fiber)들이다.
허리띠처럼 치은섬유가 둘러쌓여 있는데, 이는 구강 안에서 음식찌꺼기의 침입, 치석의 성장과 세균의 침입을 막는 구실도 한다.
두 번째는 치아뿌리와 뼈 사이의 얇은 완충지역인 치주인대(periodontal ligament)이다. 치주 인대는 기계적 손상의 회복, 치아의 위치인식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잇몸자체에만 염증이 생기면 원상회복이 가능한데,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주인대가 붙어있는 치아뿌리의 맨 바깥층인 백악질(cementum)을 영구적으로 파괴한다는 데 있다. 치주인대는 마치 등산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밧줄이 암벽의 자일(줄을 암벽에 고정하는 역할)에 고정되듯이 일정 세포도 분포하여 연결되어 있는데, 염증은 자일과 밧줄 모두를 파괴한다. 한 번 파괴된 치주인대나, 치아뿌리의 백악질의 변성은 회복되질 않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하고, 약을 먹어도 원상회복은 아예 불가능하다.
잇몸에 대한 치료는 크게 3가지 단계로 되어 있다.
첫 번째는 cleaning으로 알려진 scaling이다. 이는 잇몸 밖에 형성된 치석을 제거하는 술식이다.
잇몸 밖에 형성된 치석은 혀밑에 있는 침샘이나 양쪽 윗어금니쪽의 볼 쪽에서 나오는 침에 의해 형성되는 치석을 제거하는 것으로 대부분 연한 노란색을 띄게 된다. 이외에 치석은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새(clevicle)로 나오는 삼출액이 형성하는 치석으로 짙은 갈색을 띄어, 염증이 심해져서 잇몸이 내려가면 비로소 눈에 보이게 되는 치석이다.
잇몸 아래에 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치료를 curettage 치주소파술이라고 하는데 흔히들 gum treatment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scaling과 달리 환자입장에선 만족스러운 결과와는 점점 멀어진다. 치료 후, 염증이 진정되어 기뻐하는 치과의사와는 달리, 치아가 시리던가, 치아 사이로 음식이 더 잘 껴서 '이제부턴 어떻게 해줄꺼야' 라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의 증세 완화는 답답한 대응책 밖에 없다. 그러니 마지막 단계인 감염된 치조골까지 다듬는 잇몸수술(flap operation)은 정말 심각하게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그럼 원상회복은 영영 물건너 가게 되는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치과의사들은 guided tissue regeneration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신을 모방하려는 욕심이 시작된 것이다.
문의 (626)810-0887 김성구 원장(DDS, M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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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구 참치과 원장·치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