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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소상인 새해벽두부터 대책 마련 분주

2020-01-02 (목)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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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 임금 인상·뉴욕주 팁 크레딧 폐지·세탁 장비 교체

▶ 올해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 및 규제

한인 소상인 새해벽두부터 대책 마련 분주

단체 카톡방 ‘세탁명인 모임’ 소속 뉴욕한인 세탁인들이 지난 11월 아스토리아의 크리센트 클리너에서 웨트 클리닝 기기 세미나를 열었다.


공동구매 추진위원단 발족·영업 시간 단축·가격 인상 등
경영 방식 개편·세미나 개최 수익창출 활로 찾기 안간힘

#맨하탄에서 네일 업소를 하는 A씨는 새해 영업 시간 조정과 가격 인상 등 운영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A씨는 “팁 크레딧 폐지는 시간당 15달러의 최저 임금이 적용을 의미하는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전혀 없다”며 “비수기에는 영업 시간 단축과 가격 인상을 단행,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데, 그렇게 운영해서 렌트를 감당할수 있을지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카운터에 앉아 있었는데 앞으로는 나 역시 직원들과 함께 고객들의 매니, 패디큐어 작업을 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 및 규제로 인해 새해 벽두부터 한인 소상인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느라 분주하다.


최저 임금 인상과 뉴욕주의 팁 크레딧 폐지, 장비 교체 등 각종 새해 현안을 두고 뉴욕과 뉴저지 한인 업소들은 공동 구매 추진 위원단 발족, 24시간 및 주 7일 영업 폐지 등 영업 시간 개편, 가격 인상 등을 통해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종업원의 근무 시간 조정과 영업 시간 단축 등을 통해 경영 방식을 개편해 인건비 부담을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뉴욕시 최저 임금은 11명 이상 직원을 둔 업체의 경우 시간당 15달러, 10명 이하를 둔 업체의 경우 13달러 50센트에서,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직원수에 관계없이 15달러로 일괄 적용에 들어갔다.

박광민 뉴욕한인식품협회장은 “대부분의 한인 업소들이 10명 이하 직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최저 임금이 12달러에서 13달러 50센트로 인상된 지 1년만에 또다시 인건비 인상의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업주들이 오버타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12시간 2교대에서 8시간 3교대, 주 40시간 이하 근무 등의 시간 조정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24시간 영업 업소들의 수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간의 반의 반도 안되는 야간 매출을 위해 문을 여는 것은 인건비 부담이 적을 때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소들 대부분이 렌트비 부담을 덜고자 야간 운영을 강행해왔지만 최저 임금이 시간당 15달러의 인건비와 유틸리티 비용을 감안하면 더 이상 24시간 영업은 불가능하다는 것. 일부 업소들은 이달 메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이다.

뉴욕 뉴저지 세탁 업소들 역시 주 6일~7일 영업제에서 5일 영업제로 운영방식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인영 뉴욕 한인드라이크리너스협회장은 “현실적인 방법인지의 여부는 차치하고, 워낙 인건비 부담이 커지니 이같은 대책을 강구하는 업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기기 교체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그 어느해보다 대책 마련이 절실한 해”라고 말했다.

기기 교체 부담을 덜기 위해 뉴욕 뉴저지 한인 세탁인들은 상반기 안에 기기 공동 구매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 구매 추진 위원회를 이달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뉴욕과 뉴저지 주거용 건물내 세탁소들은 퍼크 기계 사용을 2020년 12월21일까지 중지하고 하이드로 카본 기기와 에트 클리닝 등 대체 솔벤트 기기로 교체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대체 솔벤트 기기 교체를 지원하기 위해 뉴욕한인드라이크리너스협회와 뉴저지 세탁협회가 공동 구매 추진위원회 발족을 추진하고 있는 것. 신영석 뉴저지 세탁협회장은 “기기 가격이 5-10만달러에 달하는데, 비용이 큰 만큼 제대로 된 계약서와 워런티, 부품 조달 등을 보장할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며 “공동 구매 추진위원회 발족하고 공동 구매를 지원하는 것이 올해 최대 과제”라고 말해다.

뉴욕한인드라이크리너스협회는 이와 더불어 이달 내로 웹사이트 개설을 완료하고 공동 구매를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뉴욕한인 세탁 업주들 약 100명도 정기적으로 자체 세미나를 진행하며, 정보 공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욕주가 팁 크레딧 폐지 시행에 들어간 만큼 네일업계 역시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팁 크레딧 폐지로 인해 뉴욕시 최저 임금은 11달러35센트에서 15달러로, 롱아일랜드와 웨체스터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9달러80센트에서 13달러로 훌쩍 뛰게 된다. 박경은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팁 크레딧 폐지 시행은 단순히 인건비 부담을 넘어 중국계 업소 등 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욱 밀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과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그 어느때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라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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