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겨울 미인, 수분을 지켜라

2019-12-25 (수)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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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로 미세먼지·찬바람 차단, 건조함 날려주는 가습기

▶ 가까이 보습 클렌징으로 촉촉하게 세안, 히터는 피하고 목도리로 방한을

겨울 미인, 수분을 지켜라
미세먼지·난방서 내 피부 보호하기

“12월을 조심하라.” 제가 지인들에게 항상 해 오던 말입니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하루 차이로 1살을 더 먹습니다. 불과 ‘1일’의 차이지만 이상하게도 1월 1일 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자연의 섭리는 신기하게도 내 모습이 1살 만큼 더 노화가 되어 있더라는 거죠. 따라서 조금 천천히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새로운 나이에 연착륙하기 위해 12월을 좀 더 신경써서 보내자는 얘기입니다(물론 기분상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예방해서 나쁠 것은 없겠죠). 12월이라는 달은 특히나 한 겨울로 접어들어 실내외 온도차가 극심한 데다 최근에는 불청객 미세·초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려 우리의 피부를 공격하는 악조건이 하나 더 추가됐지요. 이번에는 겨울 미세먼지와 실내 난방에서 내 피부 살아남는 노하우를 귀띔해 드릴까 합니다.

#‘페이스웨어’ 마스크와 친해지기
어느 날 블랙 마스크를 착용하고 왔더니 누군가 그러더군요. “연예인이야?” “어, 엣지 있는데.” 그 만큼 블랙 마스크는 연예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공항패션 중 하나가 됐지요. 저는 주로 올리브영과 같은 H&B스토어에서 부드러운 스펀지로 된 ‘3D 입체 블랙 연예인 마스크’를 주로 활용해왔습니다. 이게 호흡기도 적당히 보호해주면서 자외선까지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방한까지 되기 때문이었는데요. 초미세먼지와 황사를 막아주는 오가닉면 소재의 ‘KF94’ 블랙 마스크도 있더군요. 어떤 것을 선택하듯 미세먼지도 차단하면서도 눈보라를 동반한 한겨울 최악의 날씨도 거뜬없는 나만의 ‘잇(it) 마스크’ 가 아우터 주머니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면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얻을 듯 합니다. 영하의 날씨에서 살을 에는 듯한 바람에 피부가 찢어질 듯한 경험을 한 적은 없나요. 이렇게 바람이 찬 외부에 있다가 난방을 28~29도까지 최대치로 올린 실내에 들어오면서 건조함이 극대화되면서 피부 장벽은 무너지고 수분이 지속적으로 빼앗기면서 탄력이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서 피부가 쩍쩍 갈라진다” “얼굴이 부서져 가루가 뚝뚝 떨어질 것 같다”고 호소를 하지요. 세월과 함께, 혹은 세월보다 더 빨리 화살처럼 달려갈 마음이 아니라면 올 겨울에는 페이스웨어와 친해져 보는 것이 어떨까요.


가습기는 머스트테이크(must-take) 아이템
여름에 냉방병이 있듯 겨울에도 난방병이 있답니다. 지나친 난방으로 실내 습도가 40% 아래도 내려가면 피부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하고 안구건조증을 유발하지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저는 겨울철 회사에서는 개인 책상 위에 대용량 가습기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도 두 개나요. 왼쪽에는 그 자체로 틀어만 놓아도 훈훈해 지는 가열식 가습기와 오른쪽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시원하게 분무하는 가습기를 양쪽에 두고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기 위함이죠. 덕분에 미세먼지도 잡고 저를 괴롭히는 건조함도 날려 보냅니다. 작정하고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이커머스에서 500㎖ 생수 한 박스도 사서 책상 아래 쟁겨 놓았죠. 정수기 물이 영양분이 많이 소실되는 데다 일을 하다 보면 물을 마시는 일을 잊어버리게 되거든요. 생수를 내 지갑을 털어 사놓은 만큼 아까워서라도 안 마실 수 없고, 하루 물 할당치를 스스로 정해놓고 1~2ℓ를 눈에 보이게 마실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하고 돈 아까운 마음을 날려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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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히터 대신 ‘목도리’와 ‘무릎 담요’
춥다고 차에 타자마자 히터를 바로 트는 것은 피부에 자살행위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자동차 히터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주범이죠. 이 바람에는 미세먼지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 많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웬만하면 히터를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방한용 마스크를 쓰고 목도리를 둘러 열이 손실되는 것을 막고 차 실내에 비치해 둔 무릎 담요를 덮으면 추위를 잘 못 느낍니다. 전 오히려 적당한 청량감 때문에 기분좋게 리프레시(refresh) 되기도 합니다.

사실 모자, 목도리, 장갑, 귀마개, 마스크는 겨울철 꼭 갖춰 놔야 하는 방한용품인데요. 윤성상 경희의료원 신경과 교수는 “모자와 목도리 중 하나만 고르라면 목도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하네요. 외부 공기에 노출된 머리를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뇌 부위는 자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 목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답니다. 목이 보온에 중요한 것은 이 부위가 추위에 민감할 뿐 아니라 여기에 뇌로 올라가는 굵은 혈관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혈관이 수축되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노약자의 경우 특히 뇌중풍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목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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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지우는 초보습 클렌징
클린뷰티가 대세인 시대, 이제는 화학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뽀드득 뽀드득 느낌을 주는 폼클렌징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표피를 거의 깎아내듯 피부에 자극을 줘 피부 장벽을 무너뜨려 피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수분을 오히려 앗아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미세먼지가 피부 모공에 틀어 박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클렌징 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더구나 완벽한 클렌징이 다음 스킨케어에 따른 피부 보습을 온전하게 해주니 스킨케어는 제대로 된 클렌징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뷰티 브랜드들은 초미세먼지 제거와 보습을 한꺼번에 해결한다는 클렌징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요. 바디보습 브랜드로 알려진 갈더마코리아의 ‘세타필’은 얼마 전 신제품 ‘세타필 젠틀 포밍 클렌저’를 내놓았습니다. 습한 여름, 건조한 겨울, 미세먼지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많은 한국을 겨냥해 선보이는 혁신적인 보습 포트폴리오의 첫 작품이라고 설명합니다. 회사 측은 “신제품은 수분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피부 보습막과 보호막은 유지하고 민감한 피부를 촉촉하게 보호한다”며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성분으로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메이크업 잔여물 등을 풍부함 거품으로 부드럽게 클렌징해준다”고 하네요.

사실 제가 몇 통째 구매해 쓰고 있는 제품은 전세계에서 클린뷰티와 뷰티 미니멀리즘 트렌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천연유래성분의 ‘벤스킨케어 보습약산성클렌저’입니다. 파라벤이나 향료, 실리콘, 프탈레이트, 미네랄오일 등 유해 물질이 첨가되지 않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아 클린뷰티로 분류되어 있죠. 계면활성제가 없어서 거품이 나지 않고 보습 성분으로만 이뤄진 저분자 에멀전 형태의 저자극 제품이에요. 클렌저로 많이 쓰는 밀크, 겔 타입은 고분자 입자가 사용돼 모공을 오히려 막을 가능성이 있고 오일이나 밤 타입은 되레 잔여물이 남을 수 있으며 폼클렌저는 알칼리성이 경우가 많아 피부에 자극을 주죠. 손을 깨끗이 씻고 물을 묻히지 않은 상태로 클렌저를 한번 반정도 펌핑하고 마사지를 해줍니다. 메이크업까지 한번에 지워지는데요. 세안을 한 후에도 피부가 당기지 않고 미백 기능까지 넣어 피부가 환해집니다. 저는 이 클렌저를 메이크업을 지우는데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1차 세안 후 물을 묻혀서 다시 한번 2차 마사지를 하면 모공 청소와 각질 관리가 되기 때문에 눈 아래쪽에 생긴 황간종이나 비립종이 눈에 띄게 줄었고 피부 트러블이 훨씬 줄었습니다. 덕분에 1주일에 1번은 피부과를 가야 트러블 제어를 할 수 있었는데 피부과 주기가 2~3주로 늘었습니다.

피부가 잘 정돈된 후 스킨케어는 더욱 쉬워집니다. 건강한 보습 제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죠. 겨울철일 수록 수분 함유량이 높은 보습 크림과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천연 오일로 막을 형성시켜 스킨케어를 마무리하면 다가올 한 해를 두렵지 않게 맞이할 수 있겠네요.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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