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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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2019-12-18 (수) 신동인/ 시인·포트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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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인생이 모두 천연색 활동 사진과 같이
현란하고 화려한 것 만은 아니더라
흑백의 단조로움과 극단적인 것도

칠흑 같은 어둠과
천둥과 벼락치는 번갯빛 속에서
고통이 주는 귀한 의미를 깨닫기 보다는
연민과 동정으로 신음하는 나의 부족함 보며

활동이라는 잎사귀 다 떨군
앙상하게 벗은 겨울 나무 지나며
삶의 깊은 영역을 본다


밖으로 나타내기 위한 소모 보다는
수액을 깊은 내면에 보내어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내리며
자신을 충실하게 보존하는

침묵과 고독이 절실하게 필요한 계절에
조용히 무릎 꿇고 손을 든다
세미한 음성 바라며

죽음보다 더 강한
사랑을 만들며
자신을 태워서 까지
내어주는 나를 만들기 위하여

<신동인/ 시인·포트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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