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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연말 보너스 없애거나…줄이거나…

2019-12-07 (토) 최희은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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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오브호프·한미 “내년 초 성과급으로 지급”

▶ 송년모임도 부서별 회식으로

한인은행들이 긴축경영에 들어가며 올해 연말 보너스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형 한인은행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서 연말에 지급하는 일률 현금 보너스를 없애고 내년 초에 성과급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수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보너스 제도의 변화가 올해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 달 월급, 100% 수준의 연말 현금 보너스를 받았던 관행도 이제 한인 은행권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인은행을 포함한 미국 은행권은 올해 이자수익과 수수료 등 수익이 줄면서 부실대출과 인건비, 이자비용과 대손충당금 등 사업비용은 증가하면서 순익이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순익감소는 긴축경영으로 이어지고 보너스 제도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인은행들은 지난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위기 당시 보너스를 축소하거나 일시적으로 없애기도 했으나 다시 흑자기조로 돌아서면서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보너스를 복원시켰다. 이후 지난해까지는 대체적으로 100%(월 본봉 기준)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해왔다. 그러나 올해 일부 한인은행들은 보너스를 75% 수준으로 줄여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의 경우 연말 보너스 대신 성과급 평가에 따른 보너스를 내년 초에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지난해까지 절반은 연말 현금 보너스로 지급했으나 올해는 100% 성과급으로 바꿨다.

한미은행은 금종국 전 행장 시절인 2014년부터 일괄적인 연말 보너스 제도를 없앴으며 역시 내년 1분기 중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개별 지급한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모두 성과급 보너스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예년 수준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직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한인은행들은 통상 추수감사절 직후 확정했던 연말 보너스를 올해는 12월이 되도록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퍼시픽 시티 뱅크와 뉴밀레니엄 뱅크는 5일까지도 보너스 규모를 정하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뉴 밀레니엄 뱅크의 보너스 규모는 내주 열리는 커미티 미팅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긴축경영은 한인은행들의 연말 송년모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한인 은행 측은 “직원 수가 계속 늘면서 솔직히 전체 모임 경비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전체 송년 모임을 부서별 회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뱅크오브호프도 수년전부터 뉴욕의 동부 지역 본부와 LA 본점의 송년 모임을 격년제로 번갈아 하고 있다. 퍼시픽 시티 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년 모임을 하지 않는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너스 규모가 더 축소될 수 있다”며 “대신 성과급 보너스 제도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한인은행들은 연말 보너스에 앞서 올해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50~100달러 상당의 마켓 선물권 또는 기프트 카드를 전 직원에게 지급했다.

<최희은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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