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선 풍속화가 ‘기산’ 작품 28점 뉴욕서 공개

2019-11-26 (화)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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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미술품 수집가 이재록씨, 본보에 공개

▶ 선교사·정치인 등 외국인들 주문받아 제작

조선 풍속화가 ‘기산’ 작품 28점 뉴욕서 공개

본보에 공개된 조선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작품들.

홀랜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딸이 소장

조선 말기에 활동한 대표적인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작품 20여 점이 뉴욕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미술품 수집가 이재록씨는 25일 김준근의 수묵 풍속화 28점을 뉴욕한국일보에 공개했다.


이 작품들은 이씨가 플로리다 소재 버차드 갤러리에서 구입한 것으로, 그동안 플로리다 주지사와 플로리다주 연방상원의원 등을 역임한 스페사드 홀랜드의 딸이 소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조선말기에 김준근이 원산과 부산 등의 개항장에서 그려 외국선교사, 정치인 등 중요 외국인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한국 인사이트옥션(한국고미술협회)에서 감정을 받았다”며 “김흥도와 신윤복의 명성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김준근의 작품은 모두 외국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거의 잊혀 있다가 최근에야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수묵풍숙화는 가로 15.2cm, 세로 16.5cm의 크기로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그림에는 장례와 혼인 모습, 바둑, 투전, 과거급제, 사냥, 빨래, 개 잡기 등 조선시대의 다양한 생활 풍속이 담겨 있다. 또 그림 상단에는 주제 혹은 소재를 소개한 간단한 글귀가 한글과 영문 등으로 남겨져 있다. 이는 당시 그림들이 한국을 알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수요에 따라 주문 생산한 작품인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국제 화가로 유명한 기산 김준근은 조선인으로는 최초로 독일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다양한 그림을 통해 당시 조선의 문화와 풍속을 세계에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풍속화는 한국은 물론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20여 곳의 박물관에 1,500여 점이 남아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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