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쿨러 설치 추가비용에 차라리‘폐업’불만도

뉴욕주 퍼크 기계 교체 기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뉴욕시 소방국 규정으로 인해 업주들이 기계교체에 난항을 겪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주 환경 보호국(DEC) 규정에 따라 주거용 건물내 세탁소들은 퍼크 기계 사용을 2020년 12월21일까지 중지하고 하이드로 카본 기기와 웨트클리닝 등 대체 솔벤트 기기로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뉴욕시 소방국은 하이드로 카본을 인화성 물질로 규정하고 있어 기기 교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약 100명의 한인 세탁인들이 모여, 올 초부터 대체 솔벤트 기계 업자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기계 교체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계를 교체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웨트클리닝보다는 하이드로 카본이 기존 드라이클리닝 기계와 성능이 유사할 것으로 판단돼, 대체 기기로 하이드로 카본 기계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지만 실제 교체에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 것. 지난 12일 베이사이드에서 열린 장비 세미나에서 한 참석자는 “교체를 원하더라도, 뉴욕시 소방국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 허가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허가를 받더라도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라며 “뉴욕주 규정을 따르자니 뉴욕시 규정을 위반하는 모양새가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이드로 카본 설비가 들어선 건물내에는 스프링 쿨러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뉴욕시 소방국의 규정이다. 하이드로 카본을 화재의 위험이 큰 인화성 물질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세탁소들에서 사용되던 퍼크 기계의 경우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맨하탄 건물들의 대부분이 지은지 30년 이상이기 때문에, 세탁소들의 상당수가 기계를 앞으로 교체하면서 스프링쿨러 신규 설치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5~6만달러에 이르는 기계 교체 비용에, 스프링클러 비용까지 더해지면 10만달러를 훌쩍 넘는 것은 자명하다는 것. 차라리 폐업하는 편이 낫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퀸즈에서 세탁소를 운영 중인 한 한인 업주는 “스프링 쿨러를 설치하려면 건물주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하이드로 카본이 인화성 물질이기 때문에 설치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어떤 건물주가 환영하겠냐”며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10월 뉴욕주환경보호국이 퀸즈에서 개최한 공청회에 참석한 세탁 업주들이 뉴욕시와 뉴욕주의 관련 규정이 서로 모순된다며 시정을 요구한데 이어 한인 세탁인들도 뉴욕주 정부와 시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의견 수렴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