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춤(문둥춤)

2019-11-13 (수) 소병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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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멀쑥한
탈의 뜻모를 웃음기는
조롱인가
체념인가

발끝에서 솟구치는
무아(無我)의
신기(神氣) 인가

속없이
휘적휘적 하늘을 덮는
넓고넓은
소매자락


턱 없는 서러움
하늘의 경지(境地) 인가
휘감는 매 끝엔 짜릿한 전율이 날린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들림의 몸짓이어라

아~~!
뭉그러진 열 손가락은 하늘 뜻이련가

둥, 둥, 둥...... 토드락, 토드락, 탁, 탁, 탁~~~~
한( 恨)많은 손 끝에서 법고(法鼓)는 운다
허공을 뚫고
하늘을 울린다,
둥...둥...둥..... .

문둥춤은 한(恨)의 극치를 나타낸 춤이다. 추( 醜 )를 미(美)로 승화시키는 일종의 탈춤이다. 슬픔을 환희로 승화 시키는 문둥 북춤은 가장 슬프고 아름다우며 신명을 마음껏 돋구는 춤이다. (참고 :정목일 선생의 글에서.)

<소병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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