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시큐리티 번호(SSN)가 없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그것은 대부분 답답하고 슬픈 일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에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요새 그 소셜 번호가 안 맞는다는, 소위 no-match letter들이 계속 오고 있다. 보내는 곳은 SSA(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받는 곳은 그런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들.
SSA는 한국으로 치면 국민연금 관리공단이고, 소셜 번호(SSN)를 발급해주는 기관이다. 그 편지를 받았다는 것은 작년 W-2 직원들 중에서 소셜 번호와 이름이 SSA 컴퓨터와 일치하지 않는 직원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은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 편지를 받은 고객들 입장에서는 손이 떨리는 일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일치하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직원이 입사할 때 W-4를 잘못 작성했거나, 회계사 사무실에서 연초에 W-2를 만들 때 잠깐 졸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SSA가 자기들 전산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고, 시민권을 받으면서 바빠서 소셜카드 변경을 아직 못 했을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틀린 부분은 사실대로 고치면 된다. 따라서 이 no-match 편지는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사실은 아니다.
문제는 소셜 번호가 없는 ITIN(개인 택스 아이디) 직원들이다. 따지고 보면, ITIN 직원들 때문에 no-match letter 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SSA에서는 ITIN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IRS가 세금 걷으려고 준 ITIN과 SSA가 연금관리하려고 준 SSN은 그 목적부터가 다르다. ITIN이 발행된 것을 모르는 SSA 입장에서 ‘그런 사람 없다’는 no-match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불가피한 일이다.
내가 오늘 정말로 걱정하는 부분은 혹시 이번 노티스가 ITIN 소지자들의 해고 수단으로 악용되지나 않을까, 그리고 혹시 맘에 안 드는 직원이 있는데 이 편지 하나만을 핑계로 해고시켜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ITIN 직원들이 낸 돈은 SSA의 깊숙한 금고(Earnings Suspense File)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어둠속에 갇혀있다. 하루빨리 그들이 영주권과 SSN을 받아서 밝은 빛을 찾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고용주의 의제적 인식(constructive knowledge) 문제와 I-9 감사, 그리고 얽히고설킨 세법과 노동법, 그리고 이민법의 관계 등, 조금 더 복잡한 얘기들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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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