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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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조림

2019-11-06 (수) 정애경/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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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노을 속 가을이 익어간다
오늘 메뉴는 고등어조림
살이 올라 싱싱한 등 푸른 생선
버리지 않고 남긴 머리에는
살고자 바둥거린 충혈된 눈이 맑다
가시 같은 입은 도마 위에서 사라졌다
달고 시원한 가을 무우 싹둑 썰은 반달
아껴둔 씨래기 바닥에 깔고
양파 생강 사이 나란히 누운 청 홍고추
매운 고추가루 간장 파 마늘
속이 보이는 민 낯 생선 위에 양념으로 덮는다
비린 맛 없애줄 맛술도 같이 가자
준비 없이 어설픈 삶 애써 감칠맛이라 눈 감고 달려온
나의 비린 맛은 무엇으로 녹일까
뜨거운 김이 오르고 얼큰한 맛을 본다
들석이는 냄비 앞으로 감탄들이 모여들고
초대된 행복은 식탁 위에 머문다

<정애경/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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