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돼지고기엔 필수아미노산 풍부…돼지열병은 인체에 영향 없어

2019-11-05 (화)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크게 작게

▶ 강재헌 교수의 건강제안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우려가 되는 소식이어서 돼지고기가 우리 한국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돼지고기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육류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특히 선호하는 육류이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돼지고기가 27.0㎏, 소고기가 12.7㎏, 닭고기가 14.2㎏으로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다.

돼지고기 하면 기름이 많이 붙어 있는 삼겹살을 흔히 떠올리지만, 사실 돼지고기는 대표적인 고단백식품이다. 부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돼지고기 100g에는 25g이 넘는 단백질이 있어 강낭콩 6g, 귀리 17g, 달걀 11g, 두부 8g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돼지고기에 풍부한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재료가 되어 근육량을 유지하여 기초대사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신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을 만드는 주요 재료이고, 면역물질을 만드는 데에도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이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우리 몸은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 20가지의 아미노산을 필요로 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인데,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면 소화 분해된 후 체내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게 된다. 아미노산은 근육 합성 이외에도 체내 화학반응 조절, 영양소 운반, 질병 예방 등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소화장애, 불임, 어린이 성장장애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20가지의 아미노산 가운데 9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돼지고기에는 이 9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돼지고기의 지방 함량은 부위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20g 전후가 되고,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반반 정도를 차지한다. 돼지고기에는 단백질 이외에도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티아민, 셀레늄, 면역력을 높여주는 아연, 적혈구 생산에 중요한 철분, 비타민 B6, B12, 성장과 대사에 중요한 나이아신 등이 풍부하다. 그리고 돼지고기의 일부 부위에는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 머리카락, 관절 등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면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게만 감염이 되는 바이러스로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으므로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사람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 국제기구에서도 사람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도축장에서 검사하여 질병에 감염되지 않은 것만 시중에 공급되므로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 영양학적 장점이 많은 양질의 고단백 식품인 돼지고기를 적절히 섭취하여 우리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