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구두
2019-10-23 (수)
이애숙/ 뉴욕시문학회원·조각가
따닥 따닥 따닥
풍선 담은 부푼 마음
허리 펴고 가슴 내밀면
반짝이는 나무 잎 사이
세상은 더 작아져
우쭐우쭐 장단 맞추며
장단지가 가볍다
따닥 따닥 따닥
높아진 마음이
옆의 사람들도 작아 보여
콧바람 날린다
신바람 구름 타던 그 뾰족구두
돛배 같은 신발에 밀려
바깥 출입 못하고 날밤 보낸지 몇년
굽 만큼 낮아진 마음
산도
강물도
출렁인다
바람에 실려오는 소리 들으며
가슴 뿌리는 뿌리 있나 살핀다
싱그러움 날리는 앞서 가는 여인
따닥 따닥 따닥
한 걸음 한 땀 꽃 피우니
그 향기와 함께
안기듯 보내버리는
올망 달망 작은 마음
박자 맞춰 아른 거리네
<
이애숙/ 뉴욕시문학회원·조각가>